바른정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제안을 결정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4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6차례의 대선에서 1992년 14대 대선을 제외하면 민주당 계열 정당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 시도가 이어졌다.

어떤 단일화는 실패했고, 어떤 단일화는 성공했다.

첫 시도는 1987년 13대 대선이었다. 야권의 유력주자인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단일화를 논의했다. 그렇지만 두 후보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따로따로 출마해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YS와 DJ가 각각 28.0%, 27.0%를 나눠 가졌고 노 전 대통령은 역대 최소치인 36.6%의 득표율로 대권을 잡았다.

후보 단일화가 성공한 것은 10년 뒤인 1997년 15대 대선이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를 이끌던 DJ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JP) 총재가 97년 11월3일 대선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해 'DJP 연합'을 이룬 것이다.

호남과 충청, 진보와 보수가 손을 잡은 DJP 연합에 힘입어 DJ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JP는 국무총리에 오를 수 있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의 단일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다.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방선거 참패와 DJ 아들 비리 등의 악재로 지지율 추락을 면치 못하는 사이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한일월드컵 성공개최를 계기로 주가를 끌어올리자 두 사람 간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 끝에 노 후보의 여론조사 방식 수용으로 막판 극적인 합의를 이뤘고, 2002년 11월 24일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예상을 뒤엎고 노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노 후보는 대선 전날 밤 정 대표의 지지철회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민주당 이인제 후보 사이에서 단일화 논의가 오갔다.

그렇지만 워낙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격차가 커 성사되지는 않았다.

2012년 18대 대선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5일 바른정당 단일화 움직임은 야권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역대 후보 단일화와는 정반대다.

주로 보수 정당이 주축이 된 이번 경우와 달리 과거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유승민 후보와 국민의당이 단일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단일화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