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노 정권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 유 측도 '북 사전문의 은폐' 공세
-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 찬성 선회
- 문 '준비된 대통령' 띄우기 맞불

5·9대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선거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후보들의 '프레임 전쟁'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법률 대리인이 24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들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서울 북한대학원대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학교를 나서고 있는 송 전 장관. 연합뉴스

24일 현재 대선 구도는 북핵·미사일 위협으로 형성된 한반도 안보위기설에 기반한 '안보 프레임'이 주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1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북안보관을 다른 후보들이 집중 공격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지난 19일 KBS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향해 제기된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진실 공방과 '북한 주적' 논란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전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한 1차 토론회에서도 후보들 간 안보 공방이 첨예하게 부딪혔다.

문 후보는 일단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안한 안보관을 가진 후보'라는 공세에 대해 '전형적인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철지난 '색깔론'과 악의적인 '거짓말' 프레임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 측은 2007년 참여정부가 유엔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 결정을 하기 전 북한에 의견을 물어봤으며, 이 과정에서 문 후보가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안보 프레임'의 빌미를 제공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다른 후보들은 문 후보를 향한 안보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이날 "문 후보가 '거짓 해명'을 합리화하기 위해 노무현 정권의 외교통상부장관까지 거짓말쟁이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도 "문 후보가 북한에 사전 문의한 사실을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로 당론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불투명한 안보관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반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색깔론을 중단을 요구하며 문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문 후보는 안보 프레임에 갇힐 경우 중도 보수층으로 지지세를 확대하는 데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정책공약 행보를 이어가면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국정을 운영할 경험과 능력을 갖추지 못해 흠집내기식 색깔 공세를 펴고 있다는 논리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