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 발표도

- "주변국 동시행동으로 북핵 폐기"

23일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5개 주요 정당 대선 후보 초청 TV 토론회에서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사진) 후보가 북한의 의견을 물어 결정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장과 관련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특히 문 후보는 이를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금의 북핵 위기를 만들었다"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에 사전에 문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색깔론 실망스럽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사람들의 특징이 끊임없이 남 탓하는 것이다. 현 북핵 위기를 만들어놓고 끊임없이 10년 이전의 과거 정부 탓을 한다. 과거 정부에 뒤집어씌우기, 면피하려고 한다. 10년 세월이 흘렀으면 그걸 거울삼아 이젠 우리가 발전해나가야 한다"며 역공을 가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비록 10년 전 일이지만 북한 인권이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문 후보가 만약 거짓말하고 있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담대한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는 핵심 전력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강력한 국방개혁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 환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문 후보는 햇볕정책과 대북포용 정책을 계승해 남북 간 군비통제를 실행하고,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동시행동'으로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계승' 등을 공표함으로써 선거전을 뒤덮은 안보 이슈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문 후보는 "책임국방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구축하는 게 평화로 가는 첫걸음으로, 평화를 지키는 안보에 머물지 않고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자원 공동 이용으로 임진강·한탄강 주변의 홍수 피해를 막고, 산림자원 공동 이용으로 솔잎혹파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해양자원 공동 이용으로 서해안·동해안 어민의 피해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남북 경제협력은 생산·소비·수출 공동체를 만들어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할 것이며 그게 바로 '한반도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