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7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격렬하게 충돌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공식 벽보에 당명이 빠진 점을 지적하며 "보수층의 표를 구걸하려는 속셈"이라고 몰아세웠고, 안 후보 측은 문 후보를 겨냥해 "계파 패권세력"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 필승대회에서 "부패 기득권 세력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심지어 대리 후보, 렌탈 후보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안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결국 그 후보는 자신의 포스터에서 당명을 지웠다. 무슨 뜻인가. 보수세력의 표를 구걸하겠다는 것 아닌가. 스스로 보수세력 정권연장의 도구가 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석현 공동선대위원장도 "안 후보는 왜 포스터에 국민의당 당명을 넣지 않았나. 40석 되는 정당으로 국정 운영이 어려우니 감춘 것 아닌가"라며 "국민의당 강령에 맞지 않는 부패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감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광화문 유세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는 패권세력 대 개혁세력의 전쟁"이라며 문 후보를 패권 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개혁세력을 선도하는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천정배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나라를 제대로 개혁하려면 어떤 패권과도, 어떤 기득권과도 타협하지 않을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안철수와 함께 확실히 과거와 단절하고, 개혁하고, 미래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는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국민을 향해 적폐세력이라고 비난한 것, 사과하십시오"라고 공격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