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을 줄이고 사립유치원 운영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학부모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병설이 아니라 단설"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을 키웠다.

	사진=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자신의 교육정책을 설명하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11일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7 사립유치원 유아 교육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형 단설 유치원은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 운영을 보장하고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치원이 필요로 하는 교직원 인건비, 보조교사 지원, 교육과정 등을 확대 지원하겠다"며 "유아 교육기관 교직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8시간 근무를 명확히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일·가정의 양립을 위해 방과 후 활동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또 "표준 유아 교육비를 물가상승과 연동해 현실화하고 실제 지급되는 유아 학비를 표준 유아교육비 이상으로 지급하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보육료 부담 탓에 학부모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질 높은 보육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공립유치원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안 후보의 공약은 이와 크게 어긋난다. 안 후보의 공약이 '사립유치원 배 불리기'라는 지적이 거세다.

사립유치원은 적절한 감사가 어려워 보조금 횡령 문제가 이어지는 상황에 독립 운영을 보장하면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발이 거세지자 안 후보 측은 "병설이 아닌 단설 유치원 신설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 후보가 해명한 '공립 단설' 유치원은 전국에 305개소, 국립 단설 유치원은 3개소에 불과하다. 전체 유치원의 3.4% 그친다.

특히 병설유치원은 원장이 따로 없고 초등학교 교장이 원장의 역할을 병행하고 반도 2~3개 정도로 적은 규모다.

단설유치원은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가진 원장이 따로 있으며 평균 반이 6개 이상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단설유치원을 가장 선호한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유치원비의 제한이 없다. 몇몇 유치원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누리과정 보조금 외에도 학부모에게 100만 원이 넘는 유치원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공립인 단설'병설유치원에 들어가려는 학부모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추첨에 떨어지면 수년간 상대적으로 비싼 사립유치원을 다녀야 한다.

안 후보의 공약대로 단설유치원 신설을 줄이면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보육료 부담으로 돌아간다.

남 의원은 "유치원 중에서 고작 3.4%에 불과함에도 안 후보가 이것을 늘리기는커녕 신설을 자제하겠다고 해명한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병설 유치원 신설 자제'를 억지로 해명하려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권진국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