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대선이 '종착역'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 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세종시·혁신도시정책, 이명박 정부는 5+2광역경제권 정책,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표적인 지역발전 정책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들의 '대표 지역발전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준연방제 개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분권 확대 및 지방재정 확대'라는 원론적인 공약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와 관련한 공약 제시도 없다.

이에 대해 현정부 지역발전위원회(지역위)의 고위 관계자는 11일 "과거 정부에서 시행된 지역발전 정책을 제대로 분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이대로 가면 지역발전 정책이 차기 정부에서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지역위가 지역발전 관련 학회들과 개최한 지역발전 정책 토론회에서 차기 정부가 기존 지역발전 정책을 보완해 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토론회에서 류승한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 연구위원은 "혁신도시가 지역발전 정책 성과로 꼽히고 있지만 컨트롤타워가 없고 후속 균형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류 연구위원은 "혁신도시 190개 기관의 기능 분류는 실패했다. 이제는 공공기관의 내용을 재분류해서 혁신도시를 끌고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지역발전연구센터 김영수 소장은 지역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를 광역권 단위로 구성하고 지역발전 정책 계획을 수립해 중복 투자를 피해야 한다"며 "지역위를 자문기구에서 행정기구로 전환해 사업 기획, 예산 편성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위 정현민 지역생활국장은 지방분권과 관련해 "중앙정부가 '귀찮은 사무'를 지방으로 떠넘기려 해서는 지방 이양 효과를 볼 수 없다"며 "사무의 구체적인 배분 기준과 합리적 재분배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