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출발 20여분만에 도착
- 측근·지지자 등 800여 명 몰려
- 태극기 흔들며 '박근혜' 연호
- 웃는 얼굴로 손흔들며 인사
- 대리인 입 빌려 입장표명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에 대한 불복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직후 침묵의 칩거를 이어가던 박 전 대통령이 결국,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탄핵을 반대해온 보수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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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내려진 뒤 이틀이 지난 12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애초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시간은 오후 6시30분으로 예정됐으나, 청와대 참모 및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출발 시간이 오후 7시16분으로 지체됐다.
박 전 대통령은 출발 전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경제나 외교안보, 복지 등의 분야에서 좋은 정책을 많이 추진했는데 조금 더 잘 마무리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앞으로도 맡은 바 일을 잘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발언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목이 메서 말을 잇지 못한 상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모들 역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본관을 출발한 지 20여 분 만에 삼성동 관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웃으면서 차에서 내렸다.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으며, 간간이 울음소리도 들렸다.
허태열 이병기 이원종 등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 3명과 민경욱 전 대변인, 전광삼 전 춘추관장을 포함한 전직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그를 맞았다.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민경욱 윤상현 조원진 박대출 이우현 등 자유한국당의 '진박' 의원들과 손범규 전 의원도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맞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사저 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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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차량이 지지자의 환호를 받으며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이후 큰 충격에 빠져 대국민 입장 발표도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던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안으로 들어간 뒤에야 청와대 전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이 박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짤막한 내용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청와대 게이트 의혹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바 없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은 순수하게 국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해온 만큼 헌재 판결에 대한 불만을 메시지를 통해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개될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한 민경욱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헌법 결과에 승복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그런 말씀이 없었다"고 답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