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장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후임자가 다음주중에 지명된다.

헌재 재판관 9명에 대한 지명권은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에 각 3명씩 주어지는데 이정미 재판관의 경우 앞서 대법원장 지명에 따라 헌재 재판관이 된 만큼 후임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치른 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 푸보자를 지명할 계획"이라며 "다음 주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은 다음 주 월요일(27일)로 이르면 새 재판관은 이튿날인 28일 지명될 수 있다.

헌법은 헌재 재판관을 9명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한다.

현재 퇴임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8인 체제 헌재에서 이정미 대판관은 헌재소장 권한 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도 다음 달 13일까지이며, 이 재판관마저 임기를 마치면 헌재는 7인 체제가 된다.

헌법소원이나 탄핵심판 등 헌재에서 다뤄지는 사건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기각된다.

만약 헌재가 7인 체제로 운용되면 재판관 중 2명만 반대해도 사건이 기각되는 등 인용 결정이 내려지기 어렵다.

학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자칫 중요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헌재의 공신력이 손상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간 대법원이 이정미 재판관 후임 지명을 미뤄온 데는 '탄핵국면'이라는 예외적 정국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재판관 후임을 지명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하는 일임에도, 이는 곳곳에서 탄핵심판을 늦추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이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은 법치적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일 지정을 계기로 이정미 재판관 후임 지명 시기를 조율한 듯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헌재가 7인 체제로 운영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도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는 최선의 시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27일을 최종변론일로 결정지으면서 26일까지는 박 대통령 출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법률대리인단에 요청했다.

대통령 측이 추가 증인 채택 등을 요구하더라도 헌재가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으며 대통령 유고 시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해 취임한다.

청문회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후 한동안 헌재가 7인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