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거론할 가치 없다" 거부
- 靑 "자진 사퇴 말도 안돼" 일축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달 초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여권에서 박 대통령 하야와 처벌 면제를 포함한 정치적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권은 "반응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4개 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적 해결을 하려면) 대통령의 하야와 여야의 정치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청와대에서도 검토한 것으로 들린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닉슨 대통령은) 하야하고 (사법당국이) 사법처리는 안 했다. 우리나라와는 조금 제도적인 측면에서 다르기는 하지만 하여튼 사임하고 그 이후 이른바 특별사면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도 이 문제를 두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 탄핵으로 치달아 여론이 분열되고 국정이 안정화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지닌 국회의원은 꽤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의 교감'에 대해 "여기서 얘기하기가 조금 그렇다. 하여튼 뉘앙스만 남겨놓겠다"고 답했다.

'정치적 해결'은 그동안 잠복해 있다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언급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탄핵심판은 사법적 해결이지만, 사법적 해결이 가져올 후유증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로 풀 게 아니라 정치적 해법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범여권에서는 3월 초 탄핵 결정→특검 연장을 통한 박 대통령 수사→박 대통령 구속 등의 시나리오에 대해 야권도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법 모색을 거론하고 있다. 만약, 탄핵 된 박 대통령이 구속되면 범여권의 결집으로 이어져 야권의 정권 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 본인이 직접 하야하겠다고 하기 전까지 우리가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자진사퇴설은 터무니없는 얘기이다. 내부적으로 전혀 검토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