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진으로 시장 경쟁 염두 분석
- 상도동계·바뀐 정치지형 호재
부산의 3선 중진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부산진갑·농해수위원장) 의원과 바른정당 이진복(동래·정무위원장) 의원의 '부산 챙기기'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조기 대선 국면에 중앙 정치무대에서 역할을 모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두 의원은 부산 현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의원은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내년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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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춘 의원(왼쪽), 이진복 의원 |
해운거래소 부산 설립을 위한 해운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 의원은 지난 16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제안 설명을 한 바 있다. 상임위원장이 소속 상임위에서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대한 제안 설명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앞서 김 의원은 부산을 비롯한 원전 밀집 지역의 반값 전기료 실현을 위한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법 개정안'과 '원자력 이용 부담금 설치를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최근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김해공항 확장안 예비타당성 조사의 여객 수요 축소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했다. 특히 이 의원은 해운·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산 중소조선사 대책 마련을 연일 정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
두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대선 역할과는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 지원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김 의원도 당의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 측 캠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두 의원이 대선정국에도 지역 행보에 주력하면서 차기 부산시장 경쟁을 염두에 두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두 의원의 정치적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 김 의원은 2014년 6월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당시 무소속으로 나선 오거돈 동명대 총장에 야권 단일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 의원도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고전하자 '서병수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부산 정치 지형의 변화도 두 사람의 시장 도전을 전망하는 이유다. 1당 체제가 무너진 부산 정치 지형을 고려하면 '협치형 리더십' 출현이 불가피하고, 이는 당내 대표적인 중도형 정치인으로 꼽히는 두 의원에게 유리하다. 두 사람이 부산 정치의 뿌리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혈통'이라는 점도 지역 민심을 파고들 수 있는 요소다. 이 의원은 문민정부 당시 대통령 정치특보실 국장과 민정실 행정관을, 김 의원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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