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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 후 최순실 지원도 '뇌물'…대가성 입증 주효

특검 영장 발부 성과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7-02-17 20:20:4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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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청탁 물증 보강

- 안종범 수첩이 '스모킹 건' 역할
- 박상진 영장 기각 '실행자' 판단
- 최지성·장충기 신병처리 가능성

# 최순실 일가 재산 추적

- 박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 조사
- 경험 많은 특별수사관들 투입

법원이 19시간의 심사 끝에 17일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 측에게 제공한 자금을 뇌물로 볼 정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검은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의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삼성그룹-청와대 간 '부당 거래'의 입증 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 최 씨 측에 433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전 지원을 한 배경에 단순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을 넘어 '경영권 승계 작업 완성'이라는 더 큰 그림이 있다고 보고 보강 수사에 주력했다.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수사팀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법원 "구속사유 인정" 영장 발부

특검은 특히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판단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지자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2015년 7월, 지난해 2월 세 차례 단독 면담을 하고 경영권 승계를 논의한 것으로 특검은 봤다.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꼽힌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39권에도 이런 정황이 상세히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특검이 대가성과 부정 청탁을 뒷받침하는 물증을 대폭 보강해 뇌물 혐의를 소명하자 법원도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를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가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법조계는 "합병 이슈에 초점을 맞춘 첫 영장과 달리 경영권 승계 전반을 대가 범위 안에 포함해 삼성의 부정 청탁과 최 씨에 대한 금전 지원 사이를 연결하는 논리가 명확해진 게 영장 발부의 사유"라고 분석했다.

다만,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대한승마협회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법원이 그를 이 부회장의 '지시·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그친 '실행자'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원은 박 사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에 비춰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특검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신병 처리 가능성도 열어놨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앞으로 이 부회장 기소 시점까지 추가적으로 검토해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통령-최 씨 일가 경제적 관계

이와 함께 특검은 부정축재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 일가의 재산을 추적해 그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특검이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라고 보고 있는 만큼 이번 추적으로 박 대통령과 최 씨 일가의 경제적 관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최 씨의 아버지 고 최태민 씨는 박정희 정부 시절 10대의 영애이던 박 대통령에게 유사종교로 접근해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막대한 재산을 쌓아 자녀들에게 물려준 의혹을 받는다.

특검법에는 '최순실과 그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했다는 의혹 사건'이 수사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재산 추적 경험이 많은 변호사와 전직 국세청 간부 1명씩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해 추적해 왔다.

또 특검은 최 씨의 이복 오빠인 최재석 씨로부터 재산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참고인 조사도 벌였다. 최재석 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부친 사망 이전의 재산 상황과 차명 관리 실태 등을 소상하게 설명해 국고로 환수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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