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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수부재 초유의 위기…신사업·투자 올스톱

삼성 비상경영체제 돌입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17-02-17 20:28:08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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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매출 300조·임직원 50만 명
- 초일류기업의 오너 리스크
- 정기 인사·채용도 차질 불가피

- 계열사 사장단이 결정 책임
- CEO 협의체 9년만에 도입
- 미래전략실 해체도 어려울듯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연 매출 300조 원 규모의 삼성그룹이 처음으로 '총수 부재' 사태에 직면했다. 병상에 있는 부친 이건희(75) 회장을 대신해 3년간 '글로벌 그룹'을 이끌어 온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면서 창업 79년 만에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됨으로써 79년 삼성그룹 역사상 초유의 비상상황을 맞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을 행인들이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 美부패방지법 적용 가능성

재계에 따르면 삼성 총수가 구속된 것은 그룹의 시초인 '삼성상회'가 1938년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초대 회장과 이 회장, 이 부회장 등 3대에 걸친 삼성 총수들이 각종 의혹으로 수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이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구속된 적이 없다.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을 수사한 2008년에도 당시 총수였던 이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 초대 회장도 1966년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위기에 몰린 적이 있지만 검찰에 불려가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해외기업 인수와 대규모 투자,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쇄신안 마련 등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고 '반(反) 삼성' 정서를 극복하기 위한 주요 사업의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9조6000억 원)인 미국의 전기전자 장치 기업 '하만'(Harman) 인수 계획은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던 계획은 골든타임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 법은 미국 증시에 상장됐거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게 돼 있는 기업 등이 해외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회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은 아니지만, 2008년 법 적용 범위가 확대된 만큼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 밖에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경영 쇄신안 마련 ▷정기 인사 및 공채 일정 등도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 9년 만에 'CEO 협의체' 가동

이에 따라 삼성은 오너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8년 도입한 'CEO 집단 협의체'를 9년 만에 가동한다. 이 체제는 그룹의 심장부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CEO들이 집단 협의체 방식으로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65) 부회장과 윤부근(64) 사장, 신종균(61) 사장 등 3명이 각각 부품(DS)과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문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총수 부재 사태를 맞아 컨트롤타워 유지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 시기는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장녀이자 호텔신라를 이끄는 이부진(47) 사장이 이 부회장의 '구원 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 측은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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