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PK 민심 대변 아직 부족
- 유권자 기성정치 불신 드러내
- 후보들 지역 맞춤형 공약 필요

오는 4월 말 또는 5월 초 '벚꽃 대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권 레이스에 나선 각 정당의 주자 중 누구도 부산 울산 경남(PK)지역 유권자의 마음을 확실하게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지난 20~22일 PK 지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본지 지난 25일 자 1면 등 보도)에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31.0%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많은 28.2%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많은 PK 부동층 표심이 차기 대선의 향배를 가를 수도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반사 이익을 누리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의 PK 지지도가 최소한 40%를 넘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16.7%의 지지를 얻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1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문재인 대세론'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 전 대표가 고향인 부산에서 38%를 득표한 것을 고려하면 현재 30%를 밑도는 PK 지지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민주당은 PK 정당 지지도에서 31.6%로 1위를 차지했음에도 'PK의 민심을 대변할 정당' 설문에서는 24.0%에 그쳤다. PK 민심을 대변할 정당 지지도 조사의 부동층은 대선 주자의 경우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42.4%에 달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더하다. '반풍(반기문 바람)'은 20% 선이 무너진 16.7%에 그쳤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3.8%의 지지율로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황교안(5.6%) 대통령 권한대행보다 낮았다. PK 민심 대변 정당 조사에서도 바른정당(12.7%) 새누리당(12.4%) 국민의당(4.1%) 정의당(2.5%) 등은 유권자의 신뢰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대선 모드로 접어든 현시점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PK 유권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성 정치에 신물이 났다는 방증이다. '청와대 게이트'로 국정과 민생은 엉망이 됐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 자괴감은 무엇으로도 치유하기 어렵다.

PK에는 신공항과 물 문제(광역상수도 및 해수담수화), 원전 안전성, 조선·해운 활성화, 일자리 창출, 저출산 등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진심과 실현 가능성을 담은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는 후보에게 지역 부동층의 표심이 쏠릴 것은 자명하다. 대선 주자들은 'PK 부동층 31%'의 의미를 깊이 새겨볼 일이다.

정치부 차장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