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 세대교체해야 '새 대한민국'
- 靑 세종으로 옮겨 균형발전 도모
- 주요사업 결정권 지역에 넘길 것
- 전기료 차등제로 원전 인근 보상
- 고령사회 최고 복지는 일자리
- 노동연령 조정 '적극적 정책'펴야
- 위안부는 인권 유린 전쟁범죄
- 한일정부 협상으로 끝낼 일 아냐
- 순환출자 처벌 높여 재벌 개혁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안희정(52) 충남지사는 '세대교체·시대교체'를 화두로 던졌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넘어 낡은 대한민국을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 지사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비전의 하나로 자치와 분권을 강조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발전 사업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을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또 신고리 5·6호기 건설, 노후 원전 가동에 대한 재검토 역시 공약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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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지 서울정치부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안 지사는 이날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행사를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 대선에서 부산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부산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억과 영광을 품은 곳이다. 나 역시 잊을 수 없는 1990년대에 아픔과 시련의 시간을 보낸 곳이다(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 부산에서 지방자치실무연구소 활동을 했다). 김영삼-노무현으로 이어졌던 대한민국 민주당의 역사를 부산 시민이 다시 한번 되찾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산은 오랫동안 한일관계의 상징이었다. 부산이 앞장서서 미래를 향한 한일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면 한다.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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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비전의 하나로 자치와 분권을 강조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이명박·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에서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으로 단순한 정권 교체를 한다면 내가 안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시대 교체와 세대교체를 하자는 문제의식으로 본다면 나의 도전이 주목받을 거라고 본다. 1971년 40대 기수론 이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대한민국 정치세력의 세대교체를 위해 나는 도전한다. 이를 통해 낡은 '박정희식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넘어가자는 제안을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개헌을 놓고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개헌만큼은 국민에 의한 헌법 개정이 돼야 한다. 개헌의 방향은 분명히 말하지만, 지방자치 분권 헌법으로 가야 한다. 직선제 개헌이 1987년 6·10 항쟁의 헌법 정신이었다면, 지금은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여야 한다. 중앙집권 시대로부터 지방자치 분권으로 이행하는 헌법이 돼야 한다. 그게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자치와 분권 구상을 밝혀달라.
▶우선 국회와 청와대, 대법원과 대검찰청 등을 세종시로 이전해 국가 균형발전을 유도하겠다. 또 대통령과 지방정부 간 정례적, 수평적으로 만나는 제2 국무회의 급의 지도자 연석회의를 만들 것이다. 다음으로 지방특별행정기관과 자치입법권, 재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자체에 이양할 것이다.
-PK 지역 발전 공약을 소개해 달라.
▶신고리 5·6호기 건설 및 노후 원전 가동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하겠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도 고려하나.
▶거기까진 아직 정책 검토를 끝내지 못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원전과 화력발전소에 기반을 둔 현 대한민국 전력수급 방식은 전면 재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주 급한 전력 수요가 아니라면 원전 등 증설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 원전 및 화력발전 시설의 대부분이 지역에 있고, 소비는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뤄진다. 지금의 전기요금은 상향 재조정해 오랫동안 원전 발전을 맡았던 부산 경남에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대가와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보나.
▶나는 대통령에 나서는 분들이 지역에 다니면서 표를 염두에 두고 대규모 국책 사업을 약속하는 것은 자제하자고 제안한다. 다만, 자치 분권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현재 지역발전특별회계나 지역개발계정에 대한 예산회계를 지자체에 넘길 생각이다. 그 예산으로 김해공항이 포화돼 신공항 건설이 불가피하다면, 지자체가 예산 계획을 세워 추진하면 된다. 투자의 합리성은 각 지자체가 책임져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은 뭔가.
▶초고령화에 맞게 노동 연령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 자체가 복지다. 일을 통해 분배하는 게 가장 좋은 나라다. 건강수명이 일정 정도 연장되는 만큼 일을 통해 임금과 소득을 올리는 게 가장 적극적인 복지정책이다. 또 경제활동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노년과 은퇴자에 대해선 확실히 노인복지 정책으로 책임져야 한다.
-조선·해운, 석유화학 등 추락하는 동남권 경제를 살릴 대책은 뭔가.
▶이러한 산업 분야가 구조조정기를 거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솔직하게 당분간 우리 경제는 어려워질 것이다. 이 진통에 직면해 용기 있게 돌파하지 않으면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 그동안 좋은 일자리를 제공했던 분야가 조선·화학·제철, 그 이전엔 신발, 섬유산업이 아니었나. 1990년대 한차례 충격을 받았고, 중화학공업으로 그 자리를 메웠다. 이제 중화학공업이 위기를 맞았다. 과수로 치면 수종을 바꿔야 한다. 이 산업 구조조정기의 재편을 시장과 기업의 원리에 따라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서 생겨나는 실업과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서는 실업급여와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해서 산업이 재편되는 이 시기를 좌절과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은.
▶할머니의 한을 정부 협상으로 끝낼 수 없다. 인권을 침해한 전쟁범죄를 정부가 협상해 없던 일로 만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이는 국가 위신 이상으로 중요한 국제적 인권의 문제다. 합의 과정에 피해자인 할머니들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다. 위안부 합의는 한일 간 노력의 한 부분에 불과하고, 최종적 종착점이 될 수 없다.
-재벌개혁과 법인세 인상 문제가 화두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재벌개혁은 관치경제에서 벗어나 공정한 시장경제가 구축된 진정한 자유시장 경제로 나아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또 총수 일가의 불법·편법 승계를 막을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제도 개선, 분식회계와 횡령·배임 등의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사면권 제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법인세는 실효세율을 현실화하는 것이 먼저다. 법인세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 국민과 늘어난 세수를 어떻게 쓸지 사용처에 대해 먼저 논의해야 한다.
-반기문 전 총장과 충청지역 후보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국민은 반 전 총장이 얼마나 준비됐고, 어떠한 미래를 만들 후보인지 검증하고 판단하는 중이다. 특별히 비평적인 말은 하지 않겠다. 결국, 안희정을 통해 시대 교체를 이루는 데 많은 힘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가장 민주적인 정부로 평가받을 것이다. 공존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남북 대화로 평화를 구축하고 동북아시아가 아시아 평화 공동체로 나아갔으면 한다. 내각 중심 국정 운영을 통해 국가의 과제와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단결하는 대한민국 정치를 만들겠다. 안희정 정부는 가장 민주적인 정부로 불렸으면 좋겠다. 국민의 수준에 맞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자치분권 시스템을 만든 정부로 불리고 싶다.
대담=손균근 서울정치부장, 정리=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