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고도 혹독한 검증 시간이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조만간 출마선언을 고민하겠다는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의원이 서로 날선 비판을 주고 받았다.

2일 'JTBC 신년토론'에서 손석희 앵커는 '2017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는 '썰전' 두 패널인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를 포함, 이재명 성남시장과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의원이 출연했다.
포문은 이재명이 먼저 열었다. 이재명은 "보수를 개혁하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걸 70년동안 못 하셨다. 그런데 지금 하리라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유승민의 입장을 물었다.

유승민은 "실행 못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보수 바뀌려고 몸부림 치는 중이다. 과거부터 이어져오던 보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곧장 유승민의 반격이 이어졌다. 유승민은 "경제에 대해 공정하기만 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셨다. 그런데 그게 성장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그 정도 생각을 가지고 경제를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고 이재명의 경제 정책을 지적했다.

이재명은 미국 경제 대공황 당시 뉴딜 정책을 거론하며 "자유주의 때문에 대공황이 왔다. 해법은 단순했다.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의 합리적 경쟁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시작했다. 또 복지 정책을 시행했다. 세번째는 가계 몫을 늘리기 위해 노동조합도 시작했다. 그전엔 노동조합이 처벌 대상이었다. 요컨대 지금 우리나라는 성장할 수 없도록 부가 지나치게 몰려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은 "분배만 열심히 하면 성장 가능하냐는 질문이다"고 재차 질문을 거듭했고, 이재명은 "아니다.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게 기본인데 그것 조차도 안된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는 방청객들의 질문을 받아 두 대선 후보의 입장을 검증하기도 했다. 방청객 강종화 씨는 이재명에게 "촛불집회 통해 많은 시민들이 대선까지 관심을 갖고 가는 중이다. 이재명 시장은 부정부패 척결과 친일파 청산, 재벌개혁을 주장해 시원하기는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구체적 방안은 있는지, 기득권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이 시장은 "쉬운 일은 세상에 없다"며 입을 연 뒤 "지금까지 70년동안 대한민국을 지배한 소수 기득권은 법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겨왔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부당 이익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기득권과의 대대적 한판 싸움 의미를 말하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는 다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좋은 정책이란 좋은 정책은 다 한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시장은 "저 같은 경우는 흠이 많고 상처가 많다. 하지만 모두 기득권과 싸우다가 생긴 상처들"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에게는 당내 잡음을 조율해나갈 방안이 있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개혁보수신당에서 개혁적 정책을 발표할 때 발생할 잡음을 어떻게 극복하겠냐는 것이었다.

유승민은 "개혁보수신당 내에서도 생각의 차이가 있다"며 토론 중 한때 이슈가 된 법인세율 문제를 거론한 뒤 "저는 법인세 올려도 되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에도 안 된다는 분들도 있다. 당내에 그 정도 가치 차이가 있는 건 오히려 좋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신동욱 에디터

	(사진 = 'JTBC 신년토론'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