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 탈당 비상걸린 새누리
- 영입 실패 땐 군소정당 전락
- 야권 친박계로 묶어 '힘빼기'
- 잠재 경쟁자 세 확산 차단나서
새누리당과 출범을 앞둔 보수신당 간 '반기문 구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내년 초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선지에 따라 양측의 명운이 걸려 있는 까닭이다. 이와 달리 야권은 반 총장을 친박(친박근혜)계로 묶으며 힘 빼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보수신당파의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보수신당 창당준비회의에 참석해 "우리가 만든 신당에 반 총장이 함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연대를 희망했다. 반 총장과 유승민 의원 등이 보수신당 내에서 차기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고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연대하는 게 김 전 대표가 구상하는 보수정권 재창출 방안이다. 다만, 김 전 대표는 '반 총장과 정계 개편 및 대선 전략에 대해 사전에 협의해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반 총장과의 개인적인 통화와 직접적인 교류가 없다"고 부인했다. 또 그는 "특정인의 당을 만들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함께하는 민주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여러분들과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도 반 총장 영입에 명운을 걸고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합류하지 않으면 새누리당 내 추가 탈당은 불가피하다. 그 수준은 35명의 비박(비박근혜)계 탈당 이후 남는 93명 중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은 대선 후보도 내지 못하는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면서 앞으로 전개될 합종연횡 때 존재감을 느끼기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연일 '반기문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야권에 대적할 유일한 여권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탈당이 임박한 비박계나 개헌을 고리로 제3 지대를 모색 중인 여야 정치 세력과 연대해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세 결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반 총장의 "국가 발전에 한 몸을 불사르겠다"는 언급을 거론하며 "조국의 촛불민심 앞에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부패의 기득권 연장인 친박 세력의 '반기문 대망론'에 손들어 주면서 의기양양했던 분 아니냐"고 비판했다. 송현섭 최고위원은 "최근 미국 법원에서의 (반 총장의 조카인) 반주현 씨 연루 사건 관련 소송이 최소 13건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반 씨는 큰아버지가 유엔 사무총장이란 점을 악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고, 미국에서 한국의 명예를 실추시킨 만큼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반 총장을 겨냥해 "만약 정치를 하게 된다면 번지르르한 말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미래지향적 발상이 필요한데 과연 그럴 수 있는 분인지 개인적으로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