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의료진 모두 "주사 놓은 적 없다"
- 청문회 불참 간호장교가 했을 가능성
- 당일 오전 朴에 가글액 전달도 의혹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의 단서와 각종 '비선 의료' 행위의 전모를 밝힐 것으로 기대됐던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3차 청문회가 14일 열렸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의료계 황태자'로 불린 김영재 원장 등을 추궁했지만 증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당시 간호장교였던 조여옥 대위 등 핵심 증인의 불참으로 박 대통령의 당시 행적을 밝히는 데 한계를 보였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서창석(왼쪽) 전 청와대 주치의가 김장수(오른쪽)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

■ 세월호 7시간 가글 용도는

이날 청문회에 나온 주요 증인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 가지 않았다면서 박 대통령의 미용 시술 의혹을 부인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세월호 당일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고, 김영재 원장도 "지인 3명과 함께 골프장에 갔다"고 밝혔다.

신보라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는 "오전 중에 가글액을 갖다 드리러 관저를 갔다가 왔다"며 "대통령을 직접 보지는 못했고 부속실 직원한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가 "세월호 당일 조여옥 대위(간호장교)는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밝히면서 조 대위가 직접 박 대통령에 시술했을 의혹은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조 대위의 불출석에 대해 "조 대위가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에게 주삿바늘을 꽂았다는 의심이 기정사실로 굳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신 전 간호장교가 전달했다고 밝힌 '의료용 가글'을 두고 "필러 시술할 때 많이 쓴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시술로) 마비돼 양치를 하지 못할 때 의료용 가글을 쓰라고 의사들이 권고한다. 간호장교가 그걸 가져갔다는 건 약간 의심할 만한 예"라고 덧붙였다.

■ 얼굴 피멍 자국, 시술자는 없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신보라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

이날 청문회에선 박 대통령 얼굴에 주기적으로 발견된 피멍 사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2014년 1월 6일 신년회견 사진을 보면 여섯 군데 주삿바늘 자국이 선명하고 그해 5월 13일 세월호 유족 면담을 앞두고 찍은 사진을 보면 대통령 얼굴에 피멍 자국이 선명하다"며 필러 시술 의혹을 제기했다. 김영재 원장은 "필러 흔적 같다"고 소견을 밝혔지만 박 대통령에게 안면 시술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부인했다. 김 원장 이외에도 이날 청문회에 참여한 전 의료진은 필러 시술을 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대통령 얼굴에 시술했는데 해 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유령이 한 것이냐"며 꼬집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도 "이런 시술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있었는데 청와대 의무실에서 아무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 박 대통령 정신적 문제 언급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정신적 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박 대통령 순방 일화 등을 사례로 들며 "대통령의 의사결정 행동이 굉장히 독특하다. 이 정도라면 대통령 정신 상태에 대해 청와대 주치의들이 검진이나 평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관심 있게 지켜보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병석 전 주치의는 "제가 뵈었을 때는 일반 정상인과 크게 다르다고 못 느꼈다"고 답변했다.

앞서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인천시장 재직 시절 박 대통령이 집무실을 잠깐 이용하려고 멀쩡한 변기를 새것으로 교체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또 2013년 11월 영국 순방 당시 하룻밤 묵은 호텔의 침대와 욕실 샤워 꼭지를 바꾸고, 객실에 조명등과 스크린 장막까지 설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