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문계 일색에 한계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부산 정치권은 지각 변동을 하게 됐다. 새누리당 몰락이 가속화되면서 야권이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으면 지역 정치권의 '신주류'로 부상할 틈이 생겼다.

특히 전국 어느 지역보다 뜨거웠던 부산의 촛불 민심은 탄핵 민심 결집에 큰 동력이 됐다. 이 같은 정부 여당에 대한 급속한 지지 철회가 20대 총선을 계기로 가능성을 엿본 '야도(野都) 본색'을 드러내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국민의당 부산시당은 9일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을 배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새누리당은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지난 총선 때 5석 당선으로 약진했지만, 여전히 13 대 5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새누리당이 친박계, 비박계로 사실상 당이 쪼개지면 여야가 대등한 위상을 넘어 야권에 급속한 힘의 쏠림이 예상된다"면서 "이제부터는 진짜 야권의 역량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 야권이 지역 정치권에서 대체 리더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실력을 보여준다면 내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 정치 주도권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물론 야권이 새누리당 몰락에 기댄 반사이익에 안주하거나 자만해 주요 국면에서 실책할 경우 부산 민심도 차갑게 식을 수밖에 없다.

친문(친문재인)계 주류에 경도된 계파색이 부산 민주당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탄핵안 가결 이후 조성된 조기 대선 국면으로 문재인 전 대표가 선전해 당의 대선 후보가 되고 정권교체까지 성공할 경우 부산 야권도 함께 날개를 달 가능성이 있다. 반면 후발 주자들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내주거나 정권 교체에 실패한다면 지역 야권도 활로를 찾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탄핵 정국에서 부산 국회의원 5인방 개개인의 존재감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순실 게이트' 초반 동시다발적으로 의혹이 터져 나올 때 부산 민주당 의원들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재수 의원이 국회 교문위에서 문화체육관광부를 고리로 한 의혹들을 파헤치는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 이후 본격적인 탄핵 국면에서 당내 탄핵 준비단이나 국회 국조특위 위원엔 부산 의원들은 한 명도 들어가지 못해 중앙무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