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칭다오에 머물러
- 우병우 전 수석은 잘 몰라
- 대통령과 개인적 만남 없었다"
- 질문 쏟아지자 울먹거리기도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47)씨가 8일 밤 10시10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안경을 쓴 차 씨는 다소 수척해진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했다.

차은택 씨가 8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씨와의 관계 질문에는 선 그어

차 씨는 도착 직후 취재진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울먹이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대해 "조금 알고 있다"며 관계를 시인했다. 최순실 씨와의 관계, 장차관 인사 개입설에 대해선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잘 알지 못하며 박근혜 대통령과도 공식 자리에서 몇 번 봤을 뿐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크게 울먹이기도 했다.

차 씨는 또 "그동안 어디에 있었으냐"는 질문에는 "상하이와 칭다오에 있었다"고 밝혔다. 외국에 간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드라마를 촬영하러 갔다가 복잡해서 머물렀다"고 언급했다. "아프리카 픽처스가 누구 것이냐"는 질문에 "제 것입니다"고 답했다.

■차은택은 누구?

차 씨는 애초 정치계 '비선 실세'와는 거리가 먼 문화계의 유명 인사였다. CF 감독 출신으로 영상 제작자·공연 연출가로도 활동한 차 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일년', 이효리의 '유고걸' 등이 차 씨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그 덕분에 엠넷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대상, 골든디스크상 뮤직비디오 감독상 등 굵직한 상을 여러 개 받았다.

CF 제작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SK텔레콤의 '붉은 악마' 시리즈, 정우성·전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음료수 '2%' 광고로 입지를 다졌다.

그런 차 씨가 최 씨와 이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의 덕이 컸다. 승마선수 출신이면서도 연예계 인사와 친분이 두터웠던 장 씨는 차 씨와 최 씨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최순실'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은 차 씨는 자신이 다져온 경력을 토대로 점점 문화계를 장악해 갔다. 2014년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것을 시작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주력사업을 담당한 창조경제추진단장까지 지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