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치 이양' 독대내용 안밝혀

- 청와대 "현행법서 불가능"

- 박 대통령 오늘 대국민 담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 "헌법이 규정한 총리의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한 이양 약속 등 정국 수습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은 전하지 못하고 자신의 사태 수습 의지만 피력하는 데 그쳤다. 김 내정자가 박 대통령의 '보증'도 없이 '방탄 총리'를 자처해 국정 혼란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책임총리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제·사회 정책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 부분을 내게 맡겨 달라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청했다"며 "대통령이 이를 맡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그는 "대통령의 당적이 국정의 발목을 잡으면 총리로서 탈당을 건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에 대해서도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회 및 여야 정당과 협의할 것"이라며 거국중립내각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책임총리제가 제대로 작동하겠느냐는 의구심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책임총리제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헌법 86조2항)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87조1항)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87조3항)는 헌법 규정을 국무총리가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권력 이양 의지 천명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김 내정자는 "지난 토요일 박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밝혔으나, 박 대통령이 어떤 약속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도 '내치' 권한을 김 내정자에게 넘기기로 한 것이 아니란 입장이다. 청와대 정진철 인사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치 대통령'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내치는 총리가 맡고, 외치는 대통령이 모두 맡는 구분이 현행 헌법에서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앞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도 지난 2일 "경제 문제만큼은 경제팀이 뭉쳐 돌파하고,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4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하기로 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