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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제공 |
거국중립내각은 법률적 용어라기보다는 정치적 용어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중립적 내각으로,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추천한 인물들로 꾸려진다.
거국중립내각은 의원내각제 성격이 가미된 정치 체제로, 대통령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대신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내각이 국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엄밀한 의미의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헌법에서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내각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권세력이 모든 권한을 내각에 넘겨주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다만 민심 이반이 심각하고, 현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정치권의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헌정사에서 중립내각이 구성된 것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굳이 찾자면 딱 한차례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 1992년 14대 대선을 약 3개월가량 앞두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여당인 민자당의 김영삼 대선후보와 단독 회동한 뒤 당 명예총재직과 당적 포기를 선언한고 중립내각 구성을 약속했다.
당시 중립내각은 같은해 4월 총선 직후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로 민심이반이 가속화한 것이 그 배경이 됐다. 이에 따라 정원식 당시 총리가 물러나고 중립내각 성격의 현승종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그러나 '정권 마무리 내각'이라는 의미가 강했고, 야당이 추천한 인물이 내각에 참여했다기보다는 정치색이 약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각이 구성돼 실질적 의미의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