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및 헌법 유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에 사실상 합의했다.
민중총궐기 부산준비위원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김성효 기자
새누리당은 26일 의원총회에서 최 씨의 각종 의혹 규명을 위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특검 도입 방안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최 씨의 국정 개입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당론으로 공식 채택했다. '최순실 특검'이 가동되면 2012년 '디도스' '내곡동 의혹' 특검에 이어 역대 12번째가 된다. 또 청와대 현직 참모진이 특검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도 예상된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순실을 반드시 국내에 송환해 국민이 보는 앞에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 전모를 특검을 통해 낱낱이 밝히고 그 진상에 따라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의혹이 커지고 방치될수록 그 끝은 대통령을 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더욱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에서 전격적으로 특검을 수용한 것은 다분히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정략적인 호도책이다. 수용돼선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원내 1, 2당이 의견 일치를 본 특검 추진 방침이 좌초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적인 의결요건만 따지면 새누리당(129석)과 민주당(121석)만으로도 특검법 처리가 가능한 까닭이다. 다만, 지금의 여소야대 국회 지형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당을 아예 배제해 놓고 특검 협상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따르므로 다각적인 설득 작업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별도 특검'과 '상설특검' 등 특검의 형태와 임명 방법, 수사 범위, 기간 연장 등을 놓고 재차 여야 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협상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하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의 특검 도입 추진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피할 수 없는 순서가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산 법조계 한 관계자는 "매일 최 씨의 의혹이 불거지는 판에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해도 이미 통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특검 도입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박태우 정유선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