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시정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내 개헌'을 언급하며 논란이 촉발된 가운데, 실제 개헌이 이뤄지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다.

개헌이 이뤄지면 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원 들은 남은 임기를 고스란히 지키게 될까?

1987년의 개헌을 되짚어 봐도 그러긴 어렵다.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통해 국민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고, 이를 동력으로 10월 29일 개헌이 이뤄지면서 이듬해 4월 26일에 총선을 치렀다.

즉 11대 국회의 의원들은 임기 4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약 10개월 단축한 셈인데, 국민적 요구에 따라 개헌이 이뤄졌던 만큼 드러내놓고 국회가 여기에 반대하진 못했다.

만약 박 대통령의 언급 대로 개헌이 이뤄지면, 이번에도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맞춰야 한다.

문제는 1987년과는 달리 이번 개헌이 이뤄지면 차기 대통령과 현 국회의원이 3년가량의 임기 격차를 가진다는 점이다.

현행 법을 따르면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2018년 2월부터 2023년 2월까지가 된다.

그런데 현행 국회는 오는 2020년 4월 총선을 치른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의원이 아니라 대통령 임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이 한해 임기를 5년에서 2년 3개월로 줄이고 2020년 4월 총선의 결과로 내각제를 실시하자는 견해다.

그의 분석대로 국회의원 임기를 줄이는 방안은 국회 동의를 얻어내기 어렵다.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의 견해 또한 김 전 대표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만약 4년 중임제 개헌이 이뤄져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똑같이 4년이 되면 선택지는 두 가지가 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4년 임기가 맞아떨어지는 시점부터 개헌을 적용하거나, 미국처럼 대통령 임기 중반을 맞는 시점에 총선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