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대학원 설립 등 주요사업
- 정부 예산안서 빠지거나 축소
- 지역 의원들 역량·협조 중요

부산시의 내년도 국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쪽지 예산'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국회를 통한 예산 확보 방안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쪽지 예산'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빠진 지역 관련 예산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단계에 반영하는 예산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16일 "기재부가 '쪽지 예산'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은 예산 확보가 상당히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시는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거나 감액된 예산에 대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확보하는 방법을 취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쪽지 예산' 불가 방침으로 이 같은 방법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부 내에서도 그동안 시가 정부안 편성 과정에서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국회를 통해서 예산을 밀어 넣으려는 한다는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 주요 사업 예산 상당수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미반영되거나 신청액보다 축소돼 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부산 금융전문대학원 설립(13억 원) ▷2017년 ITU텔레콤 월드 개최(15억 원) ▷ICT 기반 고압고산소 시스템 개발(20억 원)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175억 원) ▷해운대 해일위험지구 방재시설 설치(9억 원) 등 상당수 신규 사업 예산이 미반영됐다.

기존 사업 중에서도 시는 소사~녹산 도로 건설에 120억 원을 신청했지만 47억 원만 반영됐다. 사상공업지역 재생 사업에도 신청액 150억 원의 3분의 1에 불과한 50억 원만 반영됐다. 산성터널 접속도로(금정 측) 건설 예산도 250억 원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98억 원만 반영했다.

지역 의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상임위 예산 심의 때부터 예산 확보를 위한 '전투'를 벌여야 한다. 예결위 예산안 심의 때 근거가 남아야 하는 만큼 사전 절차인 상임위 단계부터 지역 예산을 최대한 많이 포함시켜야 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그동안 형식적 절차로 인식됐던 상임위 예산 심사가 지역 의원들의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이번 예산 심의 때는 각 상임위에 소속된 지역 의원들과의 협조 체제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의원들 간 수시 협조 체제를 구축해 단계별로 지역 예산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