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2년 본격 해체를 앞둔 고리원전 1호기 부지를 산업용 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적 재이용' 수준으로 복원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10일 고리1호기 부지는 제한 조건을 설정해 규제기준에 적합하도록 조치한 후 부지를 활용하는 제한적 재이용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답변 자료를 공개했다. 산업부와 한수원이 고리1호기 부지 복원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지 재이용 방식에는 제한적 재이용 방식 외에 제한조건 없이 해당 부지에서 일반인의 거주가 가능한 무제한적 재이용 방식이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19기의 원전 폐로 후 부지는 녹지 10곳, 발전소 6곳, 박물관, 주차장, 상업용지 각 1곳으로 재이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13년 뒤인 2029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의 절반인 12기의 설계 수명이 다해 폐로 시점이 일시에 몰릴 위험이 있지만,원전해체 비용의 정확한 산정과 안정적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은 "고리1호기(587㎿)와 신고리3호기(1400㎿)의 설비용량은 2.4배 차이가 나고, 원자로형도 가압경수로, 가압중수로로 2종류가 있는데 해체충당금은 6437억 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원전해체충당금을 원전 1호기당 6437억 원으로 일률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또 원전 해체 비용이 별도 기금 형태가 아닌 충당금 형태로 적립되고 있어 2020년대에 원전 설계수명 완료가 몰려 충당금 규모가 커질 경우 안정적인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