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 5·6호기 심의 때
- 원안위에도 전혀 안 알려
- 정부 신뢰 뿌리째 흔들
최근 경북 경주 지진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 양산단층은 물론 고리·신고리 원전과 인접한 일광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정부 용역 결과가 공개됐다. 정부는 그러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인지하고도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허가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22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부터 신고리5·6호기 지질조사 관련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날 일광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연구 결과를 알고도 왜 허가했느냐는 배 의원 측 질문에 "학계에 공론화되거나 검증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지금이라도 활성단층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신고리5·6호기 건설을 중단해야 하지만 여러 주장 중 하나일 뿐이며, 검증을 통해 확정된 것이 아니면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보고서(2012~2015년 진행)를 입수해 양산단층과 일광단층이 신생대 제4기(약 258만 년 전부터 현재)에 활동한 사실을 밝혀냈다. 양산단층과 일광단층이 활성단층임을 확인한 이 연구는 올해 지오사이언스 저널 6월호에 실렸고, 한수원 측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알고서도 원자력안전위원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실제로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를 심의한 원안위의 세 차례 회의에서 해양과학기술원의 분석 내용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당시 원안위원이었던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심사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전혀 그와 관련해선 들은 바가 없다"면서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안위 사무처에서 일관되게 얘기한 것은 원전 부지 주변에 단층이 있지만 활성단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수원이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을 알았다면 원안위에 보고하는 안전성 분석 보고서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걸 숨겼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울산·양산단층은 활동성 단층으로 각각 최대 8.3과 7.6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보고서를 은폐(본지 지난 21일 자 1면 보도)한 데 이어 양산·일광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증거를 확인한 보고서까지 묵살하고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를 강행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게 됐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