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뉴얼·골든타임·사후대책 3無
- "한수원, 7월 지진때 늑장 비상"
- 안전처장 "조기경보 다시 구축"
정부가 경북 경주에서 역대 최강급인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지진대응시스템 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 |  |
|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여야 정치권은 20일 정부의 지진대응체계에 대해 '매뉴얼도, 골든타임도, 사후대책'이 없는 '3무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한 뒤 1주일 만인 19일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여전히 지연된 부분이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3분 안에 문자를 발송하도록 태세를 갖췄다고 해놓고 일주일 뒤 지진이 나자 또 10분이 지났다"고 질타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기상청에서 바로 (문자발송을) 해야 하는데, 저희 단계를 거치니 문제가 있어서 고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조기경보체계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안전처는 전날 오후 8시33분 규모 4.5의 지진이 경북 경주에서 발생하자 오후 8시38분과 41분 경주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냈으며, 45분에는 경북 지역, 47분에는 부산과 울산, 대구, 경남, 경북 지역에 보냈다.
지진 발생지역 원전과 학교에서 제대로 대응체계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속속 드러났다.
더민주 김병욱 의원은 지난 12일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 중이던 경북지역 88개 학교 가운데 절반가량인 42개 학교가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진 등으로 원자력시설에서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인근 학교에 구비하도록 돼 있는 방호복이 성인용만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고리원전에서 5㎞ 떨어진 부산 기장군 한 초등학교는 병설 유치원까지 있는데도 성인용 방호복만 있고, 인근 울산 울주군 초등학교도 성인용만 배치됐다고 비판했다.
더민주 김경수 의원은 "지난 7월 울산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났을 때 한국수력원자력이 1시간이 지나서야 고리원전에 대한 B급 비상발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비상발령을 하도록 돼 있는 것을, 즉시 위기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우리의 대비가 매우 미흡하고 거의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