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5·6호기 등 원전정책
- 야권 전면 재검토 요구 빗발

정치권은 13일 정부의 지진 대응 시스템의 부실이 드러났다며 파상 공세를 폈다. 비판은 '국민 안전 컨트롤 타워'인 국민안전처의 '뒷북 대응'에 집중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부의 대응은 이번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두 차례의 규모 5가 넘는 지진 강도가 있었음에도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지진 발생 후 3시간여 동안 먹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긴급재난문자는 추첨식으로 보내주는 것이냐'면서 들끓는 여론처럼, 국민에게 긴급상황에 대한 예보를 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가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은 "국민은 정부의 미흡한 대처 때문에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며 "한국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지진에 대해 무방비 상태인 느낌"이라고 정부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당정 간담회를 갖고 전날 역대 최대 규모 지진에도 재난 알림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이 다치고 상한 뒤에 해명하고 변명하는 행위는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국민안전처를 질타했다.

그는 "지진이 나면 빨리 대피해야 하는데, 이번엔 국민이 알아서 흔들리니 놀라서 스스로 뛰어나왔지 제대로 대피 안내가 부족했다"며 "지난 여름 폭염 때는 지나치게 문자를 많이 보낸 안전처가 정작 가장 큰 재해라든가 재앙을 접했을 때 문자 하나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매일같이 지진 문자 알림 서비스를 어떻게 할 것이냐 연구하지만 국내 기술은 아직 한계"라며 "일본은 지진이 발생하면 바로 서비스할 수 있지만 우리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계획을 포함해 '원전 올인 정책'의 재검토 요구도 빗발쳤다. 야권 성향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대표 김영춘 우원식)은 성명을 내고 노후 원전의 즉각적인 가동 중단과 원전 주변 지역 단층대 정밀조사, 추가 원전 건설 중단 등을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논평을 내고 "신고리5·6호기를 포함해서 이 지역에 추가로 건설 예정인 원전에 대해서도 그 타당성과 안전성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긴급 당직자 회의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자연과 맞서 벌이는 어리석고 위험천만한 도박을 멈춰야 한다"면서 30년 넘은 노후 원전을 즉각 폐쇄할 것과 세계 최고 원전밀집 지역에 신규로 건설되는 신고리5·6호기 건설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