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사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내년 대선 승리의 조건으로 '경제민주화·책임정치·굳거한 안보'를 꼽았다. 그러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개헌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8·27전당대회를 끝으로 7개월간의 더민주 비대위 대표직을 마무리한다.

김 대표는 "국민통합을 이루고 여야가 함께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협치는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는 불가능하다"며 "국민의 지지가 국회 의석으로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 역시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민주는 대선 준비에 들어가기 전에 개헌에 대한 공식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특히 책임 있는 대선후보라면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개헌에 대한 입장과 역할을 마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더민주는 책임 있는 수권정당으로서 국익의 우선순위와 역사적 맥락을 따져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를 맺는데 산파 역할을 한 저는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안보와 생존의 문제인 반면 한중관계는 경제와 번영의 틀 안에서 이해돼야 한다. 아직 전략적 우선순위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잘못된 경제구조가 국민의 삶을 양극화의 덫에 빠뜨리고 있다. 양극화는 국민 삶의 근본에서 시작되는 분열"이라며 "경제민주화는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 경제민주화 없는 정치적 민주화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상 변하는 것을 모르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민주화에 신념을 가진 대권주자가 없다"는 등 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