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서부산 시대를 열겠다"며 서부산권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주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조정화(사하구4) 의원은 지난 7~15일 북·사상·사하·강서구 주민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5.1%가 "서부산권 개발사업이 활발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20일 밝혔다.

설문 결과 서부산권 개발사업을 체감하지 못하는 비율은 사상구(74.8%)가 유독 높았고, 사하구(63.2%)와 북구(62.7%)가 그 뒤를 이었다.

조 의원은 "인구 밀집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지역개발에 대한 체감도가 낮아 시의 전략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서부산권 주민이 바라는 사업은 문화관광시설 확충(29.4%), 주택사업(23.5%),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20.4%), 편리한 교통시설(9.9%) 등으로 집계됐다. 구별로는 약간 차이를 보였는데 강서구(33.6%) 사상구(32.4%) 사하구(32%)는 문화관광시설 확충을, 북구(31.4%)는 주택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가덕도 신공항 무산에 따른 김해공항 확장안에 관해선 찬성(63.2%) 의견이 반대(23.1%)나 "잘 모르겠다"(13.6%)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또 서부산권 주민은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분야로 시의 행정·예산 지원(33.2%), 시민의 관심과 참여(19.6%), 국비 지원(19.5%), 기업·민간투자 유치(15.0%) 등을 들었다.

조 의원은 "서부산개발본부까지 신설한 시의 전략이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특히 서부산권 주민은 문화시설을 가장 원하는데 시는 산업단지 조성에만 집착하는 등 시의 개발 방향과 주민 바람 사이에 적잖은 괴리가 있다. 제대로 된 수요 조사와 계획 수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