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전략사업 포기해서야"
- 정치권에서도 재추진 요구
- 부산상의 관련 특위 구성
정부가 결국 부산시와 일부 지자체가 유치를 적극 추진해온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원전해체센터)에 대해 공식적으로 무산 결정을 내렸다. 이는 정부가 세계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산업을 유치경쟁에 따른 정치적 부담으로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전략사업 주체가 될 원전해체센터를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계가 원전해체산업의 미래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정치권과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2014년 6월부터 2년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 편익비용(BC)이 0.26으로 통과기준치인 1에 크게 못 미치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설립 사업이 무산됐다. 정책평가(AHP) 역시 0.249로 기준인 0.5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최근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에서 이 사업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원자력연구원을 통해 진행 중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사업은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애초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해온 국가 미래전략사업으로 원전해체산업 자립화의 길은 멀어지게 됐다.
원전해체센터 무산의 주요인으로 원전 사업자이자 원전해체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해체기술 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점이 지적되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수원의 불참으로 국내기술 개발 추진체계에 대한 활용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국내 해체기술의 시장 점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편익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한수원의 불참이 미래부와 알력 및 주도권 다툼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본지 지난달 28일 자 6면 보도)이다.
이와 함께 신공항 사태와 같이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가열되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도 무산의 한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원전해체센터 유치에 적극 나섰던 부산시와 대구 경북 등은 재추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은 이날 원전해체센터 설립 무산과 관련해 "어느 지역에 유치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망한 국가 전략사업을 포기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부처 간 이견 등을 조정하고 전면적으로 사업을 재기획해 예타를 재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상공회의소가 원전해체 산업에 대한 주도권 선점과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부산원전해체산업특별위원회'를 오는 22일 설립해 원전해체 분야 산업기반 조성과 체계적인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서 정부 방침과 대조를 보였다.
임은정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