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돗대산 트라우마 뒤 20년 염원
- 지역 이기주의로 폄하 안 돼
- 제2허브 공항은 한국의 새 동력
- 정치적 흥정 말고 경쟁력 따져야
- 김해 확장론 다시 고개 들지만
- 산·민가 밀집해 사실상 불가능
"모든 변수를 다 고민해봤는데도 무조건 가덕이더라." 서병수 부산시장이 20일 국회 기자회견에 앞서 부산지역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밝힌 신공항 용역 결과에 대한 예측이다. 그는 신공항 입지를 최종 결정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가덕 신공항 외의) 다른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날 서 시장의 신공항 기자회견은 ▷신공항 논의의 시작 ▷국가경쟁력 강화 ▷김해공항 확장론 불가 등 '왜 가덕 신공항이어야 하는지'에 맞춰졌다. '개봉'만 남겨두고 있는 용역에서 가덕 신공항이라는 염원이 이뤄질지 500만 부산권 시·도민이 숨을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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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수 부산시장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덕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에 관해 기자회견을 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돗대산 트라우마'에서 시작
2002년 167명을 태운 중국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접근하던 중 인근의 돗대산과 충돌했다. 128명이 사망한 이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악의 항공사고로 기록돼 있다. 부산에서 김해공항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신공항 논의가 시작된 시점이다.
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공항 논의는 애초 김해공항 이용객 포화와 불안전성, 소음 문제를 해결하자고 시작했다"며 부산의 필요로 논의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돗대산 트라우마'를 쉽게 지울 수 없는 부산시민들에게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왜 수만 명의 시민이 촛불로써 염원하고 한목소리로 (가덕 신공항을) 외치겠느냐"며 "'주면 고맙고, 안 주면 서운할 뿐인 선물'이 아닌 20년 묵은 부산시민의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서 시장의 기자회견에 배석한 새누리당 김세연 부산시당위원장은 "인천공항 건설 당시 영종도와 수원을 놓고 결정할 때 안전과 소음 문제로 접근성에서 불리한 영종도로 결정났다"며 "부산의 요구는 특정 입지에 신공항이 가야 한다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다. 글로벌 기준과 세계적 추세에 따라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 그레이드' 대한민국 출발
서 시장은 "가덕 신공항이 우리나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짓자고 하는 신공항은 인구 5000만 명, 국민소득 3만 달러,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경쟁력을 지탱하고, 하나뿐인 인천공항을 보완할 제2의 국가 허브공항을 짓자는 것"이라고 신공항 건설의 목적을 상기시켰다. 이어 "철도와 항만, 항공이 결합하는 트라이포트 완성을 통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신공항은 정치논리와 이해득실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정치적 흥정과 지역 안배의 명분이 끼어들 일도, 유치 경쟁을 벌일 일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성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따져도 가덕이 적지라는 것이다.
■'김해공항 확장론'은 불가
서 시장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제3의 대안론' 차단에도 주력했다. 특히 '김해공항 확장론'은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 시장은 "국내선과 국제선을 불문하고 발 디딜 틈 없이 미어터지면서 날씨가 조금만 안 좋으면 착륙도 못하고 되돌아가는 것이 국제공항인 김해공항의 민낯"이라고 김해공항의 상황을 소개했다.
서 시장은 이어 "북측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는 산과 밀집된 민가 때문에 확장도 불가능하다"며 '가덕 신공항 재백지화론'을 반박했다. 또 김해공항 활주로 변경 등의 대안에 대해서도 "소음권역 확대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고 일축했다.
서 시장은 "지자체가 공항정책을 주도할 수 없는 제도적 족쇄 때문에 해외 유수의 투자자들이 충분한 경제성을 자신하면서 제안해 온 신공항을 상상속에서만 지어보는 현실이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공항을 우리가 이전하겠다는데, 무슨 말들이 그렇게 많냐'는 아우성이 부산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이고, 마지막 자존심"이라며 기자회견 전체를 가덕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으로 채웠다.
박태우 정유선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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