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치적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영남권에서 정치적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섣불리 민심 수습책을 논의하기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정청은 17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신공항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고위 당정청 회의 취소는 표면적으로 새누리당이 16일 탈당파의 복당을 결정한 것을 둘러싼 당내 갈등 문제 때문이라지만, 실제로는 폭발성을 가진 신공항 논의 자체에 부담을 느낀 결과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위 당정청 회의가 예정대로 열렸다면,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 이후 영남권 민심 수습대책을 주요 논의 안건으로 다뤘을 것으로 전해졌다.

황 총리는 16일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신공항과 관련해 "정부는 갈등이나 국민 안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요인 등의 현안을 예민하게 점검하는 시스템이 있고, 그런 문제가 생기면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문제의 포인트를 찾아 대처한다"고 말했다.

이는 신공항을 둘러싼 영남권 내 갈등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입지 결정에서 배제된 지역에 대해 '당근책'이든, 어떤 형식이든 민심 수습에 나설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권은 당정청 회의 취소로 신공항 이후의 수습책을 미룬 대신 용역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하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들끓는 영남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황 총리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한 용역 결과가 발표되면 당연히 (발표대로) 추진이 되지 않겠느냐"며 "외국 전문기관에서 용역 절차가 진행 중인데 그 절차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밟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