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주체로 권한 행사할 것"
- 국회법 재의 등 충돌 불가피
- 더민주, 호남민심 회복 방점
- 심재철 "여야 협치 틀 고민"
- 박주선 "소수의견도 존중"
여소야대로 출범한 20대 국회에서 14년 만에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탄생했다. 의장단 3명 중 2명을 야권에서 맡아 20대 국회 운영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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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선 소감과 20대 국회 전반기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9일 국회의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신임 의장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국회도 '책임정부' 이상으로 '책임의회'를 지향해야 한다"며 "단순히 견제하고 감시만 하는 역할에서 머무르지 않고 국정의 당당한 주체로서 부여된 권한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 대정부 관계 정립 및 정책 주도권 확보를 강조하면서 청와대 및 행정부와의 갈등을 예고한 대목이다.
당장 개원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문제를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야 3당이 청문회를 요구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백남기 농민 과잉 진압 사건 등도 뇌관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이 3당 체제라는 복잡해진 정치환경에서 여야 관계를 원만히 조율해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권에서는 정 의장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부문 개혁 입법 과제의 국회 문턱을 지키고, 야당의 핵심 입법들엔 힘을 실어주면서 대선국면에서 최후방 수비수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 의장의 당선에는 당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진영 및 초선 그룹의 압도적인 지지가 힘이 됐다. 다만, 원조 친노계인 문희상 의원 대신 호남 출신의 정 의장을 후보로 선택한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친노 그룹 결집보다는 호남 민심 회복이 더욱 시급하다고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새누리당 몫으로 당선된 심재철 부의장은 "20대 국회는 합리성과 다양성에 기반을 둔 더 적극적이고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숙의 민주주의의 장으로 거듭 진화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달라진 눈높이와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협치의 틀로 거듭 생각하고 고민하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3당인 국민의당에선 여성 최초 국회부의장을 노린 조배숙 의원을 제치고 박주선 의원이 부의장 후보 티켓을 따냈다. 박 부의장은 "국회는 반사이익에 기댄 양당 체제의 틀에만 사로잡혀 '난 선이요, 상대방은 악'이라는 생각으로 갈등과 반목만 거듭했다"며 "내가 바라는 100%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10%라도 진전된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국회, 다수 의견을 따르되 소수 의견도 존중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선출된 정 의장은 전북 진안, 심 부의장은 광주, 박 부의장은 전남 보성 출생으로, 제20대 국회 전반기는 국회의장단이 모두 호남 출신이 되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장 좌석도 박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위해 이동하는 통로 주변을 사수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