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4선 중진인 경남의 이군현(통영·고성·사진) 의원이 보좌진의 급여를 불법으로 전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이 의원은 회복하기 어려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수년간 보좌진의 급여 중 2억4400여만 원을 돌려받아 직원 인건비와 사무소 운영비 등으로 지출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 의원과 회계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국회에 등록된 보좌진의 급여를 불법적으로 돌려받아 국회에 등록되지 않은 보좌진의 급여 및 사무소 운영비 등에 지출한 혐의다. 피해 보좌진은 지역 사무실에서 근무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회계책임자는 이렇게 돌려받은 보좌진의 급여를 선관위에 신고되지 않은 개인계좌에 넣어놓고 사용하면서도 회계보고 시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낸 뒤 18대 때부터 20대까지 통영·고성에서 내리 당선된 4선 의원이다.

특히 마산 제일여중 교사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을 지내고 국회에 입성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단독 출마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무투표 당선자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로 혐의가 확인되면 이 의원은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거세질 경우 새누리당이 당적을 박탈할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는 이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 김수민, 박선숙 의원 등도 검찰에 고발했다. 김, 박 의원 등은 선거홍보물 대행업체 등으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모두 2억382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