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김도읍 의원과 통화서 밝혀
- 고정장애물 따로 반영 않고 공역에 포함시켜 평가
- 위험요소 산봉우리 둔 채 운항기술로 안전 유지하는 방법적 검토한 것 시인
- TK가 반영 주장했던 사안,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아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밀양 입지에 유리한 '항공학적 검토'를 용역에 반영해 진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학적 검토는 항공기의 이착륙 진입로에 산봉우리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줄이지 않고 항공기 운항기술 등으로 안전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적 검토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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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과 부산시의 당정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부산시당 김세연(오른쪽)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이 김정훈 의원과 신공항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동남권 신공항은 이 같은 검토가 필요 없는 '24시간 안전한 공항'을 건설하자는 취지다. 신공항 용역의 항공학적 검토가 확인되면서 불공정 용역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부산시와의 당정회의에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가진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김 의원이 "고정장애물 등 안전성 평가 항목이 용역에서 왜 제외됐느냐"고 묻자, "공역 관련 안전성은 당연히 평가되는 것이다. 빠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오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신공항 용역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 용역사에 일임했고, 터무니없는 용역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 같은 강 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신공항 용역의 '항공학적 검토' 포함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공역은 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거나 비행 방해 위험성을 막기 위해 필요한 공간을 의미한다. 반면, 고정장애물은 산봉우리 등과 같은 것이다. 강 장관의 발언은 전혀 무관한 두 항목을 별도 평가 항목으로 두지 않고 공역 평가에 고정장애물을 포함했다는 것이다. 결국 항공학적 검토를 반영해 용역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준 것이다.
항공학적 검토 사실이 확인되면서 밀양신공항이라는 결론을 위한 '짜 맞추기 용역'이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 등은 산봉우리를 비롯한 고정 장애물로 둘러싸인 밀양신공항의 치명적 단점 극복을 위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항공학적 검토 반영을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같은 당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국토부 장관이 공역 관련 부분을 고정장애물과 함께 판단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오류로 불공정 용역 논란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김 의원에게 재차 강 장관에게 문제를 지적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 의원은 "고정장애물이 용역에 포함되느냐, 아니냐는 공역과 관계 없는 것으로 두 항목은 별도로 용역 평가 지표에 반영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국토부가 이슈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신공항 용역에 정치적 개입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신공항 용역 단계에서 항공학적 검토는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항공업계의 정책과 질서를 총괄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에 따르면 항공학적 검토는 기존 공항에 있는 인공장애물을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도입하는 기술적인 방법일 뿐 새로운 공항의 입지를 결정하는 항목이나 기준은 아니다. 예를 들어 김해국제공항 이착륙 시 돗대산 등의 고정장애물 때문에 선회 비행하는 것이 항공학적 검토에 따른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박사는 "항공학적 검토가 필요한 김해공항의 단점 극복을 위해 건설하려는 신공항 용역에 이 같은 검토를 포함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역(空域)
항공용어로 하늘의 공간을 말한다. 충돌이나 비행 방해같은 위험성을 제거해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놓은 구역.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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