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 부산시장
- 가덕 지목…서부산 플랜과 연계
- 신공항 좌절 땐 출구전략으로
# 오거돈 동명대 총장
- 향후 범야권 시장 후보 1순위
- 정책 선점 위한 장기포석 풀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이 또다시 공론화돼 그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2014년 부산시장 선거 때 각각 여당과 무소속 후보로 치열하게 경쟁했던 서병수 시장과 오거돈 동명대 총장이 비슷한 시기에 한일 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해석도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서 시장은 지난해 12월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 플랜'을 공개하면서 43개 과제 중 하나로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언급했다. 서부산 글로벌시티는 낙동강 삼각주를 중심으로 강서구~북구~사상구~사하구에 걸친 437㎢ 규모로, 서 시장의 '위대한 낙동강 시대' 공약을 실현할 핵심 프로젝트다. 서 시장은 한일 해저터널 건설에 관해 "그동안 한일 간 불행했던 과거 등으로 부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부산시는 서 시장의 이 같은 의지에 맞춰 한일 해저터널 조성에 관해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일 해저터널이 남동해권은 물론 세계와 부산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이를 위해 관련 연구용역비 5억 원을 이르면 내년 본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시 송삼종 서부산개발국장은 "2030년을 목표로 하는 장기 과제라 당장 용역이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말했다. 한일 해저터널이 일본의 대륙 진출 교두보가 돼 부산을 유라시아 물류 기종점이 아닌 경유지로 전락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시는 "우리 경제가 (그런 문제점이 거론될 때보다) 훨씬 성장했으므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대응하고 있다.
시가 한일 해저터널 한국 쪽 기점으로 가덕도를 눈여겨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 시장은 이미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가덕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가덕신공항 유치를 전제로 해야 제대로 빛을 발한다. 즉, 한일 해저터널은 가덕신공항 유치를 위해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 설득력이 충분하진 않지만, 가덕신공항 유치에 실패했을 때 서 시장의 출구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오 총장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에 힘을 보태면서 폭발력은 더 강해졌다. 가덕신공항처럼 한일 해저터널이 내년 대선과 2년 후 지방선거에서 또 다른 쟁점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지역 정가는 오 총장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그를 2018년 부산시장 선거 범야권 후보 1순위로 꼽는다. 오 총장이 지난 4·13총선에 불출마하면서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부산 여야에선 "2년 후 부산시장 선거에 분명히 출마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일각에선 "오 총장이 한일 해저터널이라는 '장기 포석'을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14년 선거 때 서 시장과 오 총장이 가덕신공항을 놓고 양보 없는 정책 대결을 벌였듯, 다음 선거 때는 찬반 여론이 비등한 한일 해저터널을 둘러싸고 각축전을 펼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양측 모두 정치적 해석엔 선을 긋고 있지만, 그동안 수없이 '추진'과 '흐지부지'를 반복해온 한일 해저터널 이슈를 두 거물이 동시에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한일 해저터널 관련 일지
1981년 |
서울 국제과학통일회의서 '국제하이웨이·한일 터널 구상' 첫 제안 |
1983년 |
일한터널연구회(일본) 발족 |
1986년 |
日, 사가 현에서 조사를 위한 파일럿 터널공사 |
1988년 |
한국에서도 거제도 일대 시추조사 |
1990년 |
노태우 대통령, 한일 해저터널 필요성 언급 |
1999년 |
김대중 대통령, 일본 순방 때 언급 |
2000년 |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서울 ASEM 회의에서 제의 |
2003년 |
노무현 대통령, 한일 정상회담서 언급 |
2003년 |
일본 자민당 '국가건설의 꿈' 아이디어로 선정 발표 |
2015년 |
서병수 부산시장, 필요성 언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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