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TK연합' 행보 맞춰져
- 인구 많은 PK 지지 없으면
- 대권 잡을 가능성은 희박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충청-대구·경북(TK) 연합'을 통한 '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30일 출국했다.

반 총장은 출국 전 회견에서 "국내에서 행동에 대해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을 삼가고 자제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지만, 5박 6일간의 행보는 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가 제기했던 '충청-TK연합'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맞춰졌다.

하지만 충청-TK연합으로 대권을 차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반 총장이 오는 12월 1일 임기 만료 후 실제 대권 도전에 나설지는 부산 울산 경남(PK) 공략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이날 경주 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비정부기구) 콘퍼런스' 기자회견을 통해 "나의 방한 일정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 또 방한 중의 활동과 관련해서 좀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며 "나의 방한 목적은 어떤 개인적인 목적이나 정치적인 행보와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재임 기간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다. 모든 평가는 역사가의 몫으로 남기겠다"며 "(퇴임 후)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사람일 테고, 제가 결정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망론'에 거리를 두면서 출국했지만,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스스로 대선 정국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지난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데 이어 28일에는 충청권의 맹주 김종필(JP) 전 총리를 전격 예방했다. 29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김관용 경북지사와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여권 경북 인사들과 교류의 폭을 넓혔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의 최종 등판은 'PK 변수'에 의해 결판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수에서 영남의 3분의 1 정도인 TK와 충청 연합으로 대권을 잡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PK까지 포함한 영남권 여권 전체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반기문 대망론'은 허상에 불과하다.

PK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야권 주자들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 상임대표가 'PK 대망론'의 중심에 있다.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신공항 변수도 반 총장의 대권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 후폭풍으로 영남권 세력 복원이 어려워지면 반 총장이 대권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