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연, 가덕신공항 홀로 분투
- 대부분은 최악상황 면피 의도

새누리당 부산 경남 울산(PK) 여권이 신공항과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등 지역 최대 이슈에 지나치게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당 지역 의원이나 당직을 맡은 의원만 '동분서주'할 뿐 대다수 의원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역 여론이나 경제 상황을 오판할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협의에 참석한 임종룡(오른쪽)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당장 해운·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PK에 가늠하기 어려운 경제적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구조조정에 따른 직·간접적 사정권에 있는 PK 경제가 결딴날 것이라는 위기감도 있다. 해운업 구조조정은 그 방향에 따라 부산항이 세계 허브항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4일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당정 협의에는 원내수석부대표인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과 김한표(경남 거제) 의원만 참석했다. 전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거제 조선업계 방문에도 김도읍 김한표 의원과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강기윤(경남 창원의창) 의원만이 경남도당위원장 자격으로 동행했다. 지역 중진인 김정훈(부산 남갑) 의원이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비상벨'을 울리고 있지만, 대부분은 '남의 일'이다.

한 달 뒤 발표될 신공항 용역 결과는 PK 여권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핵폭탄'이다. 하지만 국토부 등 관계 기관에 대한 대처는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은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 등 소수에 그치고 있다. PK 여권의 공생을 위한 협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PK 여권의 '몸조심'은 관련 이슈들의 불확실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만큼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정치적 내상을 피해 보자는 잇속 때문으로 보인다.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을 때 '면피'의 구실로 삼으려는 의도도 읽힌다. 이번 총선 전 여권의 '실세'를 자처하던 인사들이 지역 관련 이슈 현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같은 PK 이슈들이 정치권 영향력 범위 밖에 있는 측면도 있지만, 총선 참패 이후 PK 여권의 내부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에서는 김세연 시당위원장이 내정됐지만, 시당 조직 개편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경남에서는 낙선한 강 의원이 여전히 도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현안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