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시장 "정치권 나서주길" 당부
- 의원들 적극론-신중론 나눠져
- 18명 중 13명 참여 김무성 불참
- BIFF 등 다른 현안도 진전 없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를 놓고 부산 여권의 '신공항 대응'이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적극론'과 '신중론'으로 갈리면서 부산 여권의 정치력 분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한 식당에서 만찬 간담회를 열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제공

■가덕신공항 대응 이견

서병수 부산시장은 24일 가덕신공항 대응과 관련해 "용역 결과 발표가 얼마남지 않은 만큼 청와대와 정부가 부산의 분위기를 충분히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시와는 별도로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대응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새누리당 부산시당과 시는 지난 23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하고 시당 산하에 '가덕신공항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위는 하태경(해운대갑) 이헌승(부산진을) 의원과 김척수 사하갑 조직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하지만 부산 의원들 간 대응 방식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대응력 약화 우려도 나온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부산 여권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4선의 김정훈(남갑), 유기준(서동) 의원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신공항 결정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시도 정치권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의 분위기를 미리 파악해 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신중론을 폈다. 그는 "공개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또다시 대구·경북과의 갈등이 부각될 수 있다"며 "신공항 문제가 정치 쟁점화가 되면 과거 사례에서 보듯 부산에 유리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현안 대응력 약화 우려

부산 여권은 이날 간담회에서 구심점 부재의 상황을 여실히 표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병수 시장과 시 실·국장들이 참석하는 등 사실상 총선 이후 첫 당정회의 성격을 지녔다. 하지만 18명의 부산 후보 중 13명만 참석하는 데 그쳤다. 김무성 전 대표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KRX)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과 해양산업클러스터법 추진 등 부산 현안도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영화계와 대립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의 의견을 청취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 참석자는 "어렵게 모인 자리인데도 현안 논의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에 대한 반성의 기미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차기 시당위원장 인선 건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수석부위원장인 배덕광 의원의 시당위원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시당 사령탑 공백 상황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김도읍(북강서을) 의원은 "다선 중진이 맡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세연(금정) 의원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그는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부산진갑에서 낙선한 나성린 의원은 시당 산하의 '일자리창출특위'를 맡아 20대 국회에서도 부산 공약을 챙기기로 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