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각 정당 후보자의 선거운동원들이 후보들을 알리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손수조,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무소속 장제원 후보 선거운동원.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이젠 좀 바꿔보자' 인식 퍼져
- "지역서 활동한 장제원 믿음가"
- 70대 이상은 "손수조 지지"
- 상인 "배재정 자주 와 호감"

4·13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6일. 부산 사상구는 여당인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가 유일하게 무소속 후보에게 상당히 뒤지고 있는 지역이다. 무소속 후보에 관한 바닥 민심은 의외로 좋았다. 새누리당 손수조,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무소속 장제원 후보가 치열하게 대결하는 사상구는 부산에서 보기 드물게 무소속 강풍이 부는 선거구다. 이 같은 배경에는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과 현 정부에 대한 불만, 오랫동안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온 장 후보에 대한 관심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상구는 '박근혜(대통령) 키즈'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키즈'로 각각 불리는 손 후보와 배 후보의 여성 대결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이날 만난 주민 대부분은 '변화'와 '인물'을 이야기했다. '이제는 바뀔 때'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고, '당보다는 인물'이라고 당당하게 소신을 밝혔다. 엄궁동 농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으로 일하는 강재문(66) 씨는 "지금껏 새누리당을 지지했지만 당만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고, 짜 맞춘 듯한 공천 과정 또한 개운치 못했다"고 말했다.

노원자(여·63·엄궁동) 씨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노 씨는 "이번에는 좀 바꿔보고 싶다. 지금 경제 상황이 어렵고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가 고통을 겪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을 뽑아왔지만 성과가 실망스러워 이번엔 인물을 따져 보려 한다. 야당도 다를 게 없어 보여 대안은 아닌 것 같다"고 현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장 후보가 지역에 깊이 뿌리 내린 점을 높이 사는 주민도 있었다. 김진구(43·학장동) 씨는 "장 후보의 부친인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부터 사상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자리 잡지 않았나. 아무래도 지역에 대한 헌신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순종(여·60·주례동) 씨도 "장 후보를 오래전부터 지역에서 봐 믿음이 간다. 손 후보는 지난 4년간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장성만 전 부의장이 설립한 동서대 학생이 한 표 더 주려고 주소를 옮긴다는 소문까지 돌더라. 그 정도로 이 지역에선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70대 이상 노인층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집권당에 대한 믿음이 건재하다. 장 후보가 검찰에 고발된 내용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박판식(72·주례동) 씨는 "나이 많은 사람은 그래도 여당을 뽑는다. 중앙에서 지원을 받아야 뭐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백태화(83) 씨도 거들면서 "손 후보가 어리지만 똑똑해 보인다. 현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지역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배 후보의 조용한 표심 잡기도 눈에 띈다. 손 후보가 고정적 새누리당 지지표를 얻고도 고전하는 데 비해 배 후보는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희(여·59·주례동) 씨는 "원래 야당 지지자지만 이번엔 후보도 마음에 든다"며 "최근 1년간 지역에 꾸준히 공들이는 모습을 봐서인지 정이 간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엄궁동 농산물도매시장의 한 상인은 "배 후보가 시장에 자주 찾아와 인사하고 행사에도 끝까지 남아있곤 하더라"며 "새누리당 일색인 부산에서 한두 개 선거구 정도는 야당에 내어줘도 되지 않겠냐"며 새누리당 독점구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사상구 후보 이력 이름 정당 나이 직업 손수조 새누리당 31 정당인 배재정 더불어 민주당 48 국회의원 장제원 무소속 49 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