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사하갑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척수,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6일 피켓을 들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지역 사정 정통한 김척수 지지"
- "꾸준히 터전 닦은 최인호 선택"

- "선거비라도 건지게 한 표 줄 것"
- 최연소 박태원에 투표 의사도

4·13총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부산 사하갑 선거구는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현역인 문대성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예비후보 8명이나 등록했다. 게다가 새누리당 경선에서 시의원 출신의 김척수 후보가 3선 부산시장을 지낸 허남식 후보와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김장실 후보를 누르고 공천권을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했다.

현재 새누리당 김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전창섭, 박경민, 박태원)가 3명이나 돼 선거 열기가 달아오를 법도 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6일 사하갑 선거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떠난 현역 의원에 대한 섭섭함과 새누리당의 공천 잡음에 관한 실망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단 새누리당 경선에서 허 전 시장을 제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김 후보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3선 시장 출신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컨벤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주부 김영숙(65·신평동) 씨는 "오랫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했기 때문에 김 후보를 뽑을 거다. 김 후보가 시의원을 지내는 등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사하구 사정에 밝아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괴정골목시장 상인회장 고연홍(61) 씨는 "사하갑 지역이 만만해 보이는지 외부 인사가 자주 공천을 받는데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랫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했다는 박금순(여·69·하단동) 씨는 "이번에도 새누리당을 뽑아주긴 하겠지만 솔직히 실망스럽다"며 "현역 의원이 코빼기도 안 비추다 다른 지역으로 가버렸는데 공천 결정도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황성주(31·하단동) 씨 역시 "새누리당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후보를 공천해 우리 지역이 푸대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가운데는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서 실망해 지지 후보를 바꾸는 경우도 많았다. 사하구 하단교차로에서 만난 이창균(68·당리동) 씨는 "자격도 없는 문대성이 출마해 당선되더니 이번에 불출마 선언을 하고 인천으로 내빼고 너도나도 우리 동네에 기웃거리는 꼴을 보고 정치권에 실망했다"며 "이번에는 대안이 되어줄 것 같아 최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남석(44·괴정동) 씨는 "최 후보가 꾸준히 지역의 터전을 닦아오지 않았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지지율도 높아진다고 들었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성민(34·당리동) 씨는 무소속 박태원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정 씨는 "김 후보는 신뢰가 가질 않아 다른 후보를 찾아봤는데 최연소인 박 후보가 어린 나이에 고생하는 것 같아 선거비용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표를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주민들은 이제라도 지역을 챙기는 국회의원을 뽑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박소라(여·27) 씨는 "문 의원의 괴정동 사무실이 집에서 5분 거리였는데 4년 내내 지역에 내려오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아직 공보물을 자세히 보지 못해 지지 후보를 정하진 않았지만 누가 됐든 지역주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현(여·28·하단동) 씨는 "거창한 공약을 제시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표만 받은 뒤에 지역을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작은 약속이라도 지켜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사하구갑 후보 이력 이름 정당 나이 직업 김척수 새누리당 53 정당인(전 새누리당 부산사하구갑 당원협의위원장) 최인호 더불어 민주당 49 정당인(전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혁신위원) 전창섭 무소속 47 정당인(자유광장 부산본부 대표) 박경민 무소속 40 쌈지휴게소 대표 박태원 무소속 25 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