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북구 만덕동 그린코아 아파트 입구에서 한 여성 유권자가 4·13총선 새누리당 박민식·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의 선거 벽보를 보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새누리 박민식 구포·덕천서 지지
- 더민주 전재수는 만덕서 호의적

- "시장서 만난 朴 인간미 느껴져"
- 호불호 갈리지 않아 믿음직"

- "경제 망친 집권여당에 표 못 줘
- 낙후된 교육여건 개선해 달라"

부산 북·강서갑 선거구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박민식(새누리당) 후보가 전재수(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4.8%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꺾고 당선된 곳이다. 20대 총선에서도 두 후보는 4년 전처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여전히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아 판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다.

박 후보 측은 "여론조사도 이기고 있고 결국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 후보 역시 "거물급 정치인을 초대하지 않고도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2000명이 넘게 왔을 때부터 예감이 좋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후보의 지지세는 동네에 따라 변화와 안정이냐를 놓고 갈렸다. 구포·덕천동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박 후보를 지지했지만, 만덕동 유권자 사이에서는 전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는 유권자의 소득 수준과 두 후보의 출신 지역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구포초등학교를, 전 후보는 만덕초등학교를 각각 졸업했다.

5일 북구 덕천교차로에서 만난 주부 이희은(33·덕천동) 씨는 "원래 하던 사람이 계속하는 게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주부 김순이(88·덕천동) 씨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어 같은 당인 박 후보를 찍을 것이고 친구들의 의견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구포시장 상인 명호진(여·59·구포동) 씨는 "박 후보가 시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만덕동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수미(여·29·만덕동) 씨는 "박 후보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번에도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구 만덕동으로 넘어가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북구 만덕교차로에서 만난 시민 대부분은 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회사원 김성학(58·만덕동) 씨는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이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보라"며 "전 후보를 잘 알지 못하지만 경제를 망친 여당에 표를 주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의 부인 강숙희(55) 씨 역시 "한 사람만 오랫동안 권력을 독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한 번은 바꿔야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자영업자 김흥태(37·만덕동) 씨는 "박 후보는 지난 8년간 눈에 띄는 일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북구 어디가 어떻게 발전됐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정상석(65·구포동) 씨는 "솔직히 전 후보가 박 후보보다 더 싱싱하지 않으냐"며 "박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니 별로 변화가 없던데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준석(37·만덕동) 씨 역시 "신문기사를 보니 전 후보가 박 후보를 거의 추격했던데 이번에는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낙후된 북구 교육 여건을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

두 후보 간 대결이 세 번째이다 보니 선거에 흥미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구포시장 상인 권정희(여·59·구포동) 씨는 "우리는 하루하루 1000원짜리 주워 담으며 사는데, 저 사람들 이야기는 딴 세상 같다"며 "매번 똑같은 사람끼리 붙어 식상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북강서갑 후보 이력 이름 정당 나이 직업 박민식 새누리당 50 국회의원(현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 전재수 더불어 민주당 44 정당인(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