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선 시장' 최고 인지도에도 불구

- 신인가점 10% 벽 결국 못 넘어

- 중앙정치 진출 좌절…"안타깝다"

새누리당 4·13총선 공천을 위한 '경선 드라마'의 최대 이변은 부산 사하갑에서 연출됐다. 초선 시의원 출신인 김척수 부산시 정책고문은 3선 부산시장을 지낸 허남식 전 시장을 꺾고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됐다. 총선을 통해 중앙정치무대로나가려던 허 전 시장의 포부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2014년 7월 시장 퇴임 후 1년6개월간 '미래'를 모색하던 허 전 시장은 지난 1월 25일 부산 사하갑 출마를 선언했다. 총선을 불과 2달여 앞두고 단숨에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새누리당이 도입한 여론조사 경선에서 허 전 시장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3선 부산시장을 역임하면서 쌓인 인지도는 부산 후보군 중 최고였다.

하지만 3선 시장 출신에 대한 지역의 '피로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거기에다 뒤늦은 출마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대성 의원을 비롯해 김 고문, 김장실 비례대표 의원,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은 1년 전부터 경선 준비에 돌입해 여권 조직을 선점했다. 경쟁에서 이탈한 문 의원과 현 수석이 허 전 시장의 '우군'으로 분류됐지만, 이를 결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10%의 신인 가점을 받은 상대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마지역 결정을 둘러싼 시간끌기도 '악재'로 작용했다. 김무성 대표와 부산 의원들은 지난해 초부터 허 전 시장에게 '험지'인 사하을 출마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다 결국 사하갑으로 결정했다.

사하갑 민심에 도사린 '문대성 트라우마'도 악영향을 미쳤다. 논문 표절 논란으로 탈당해 2014년 복당한 문 의원은 지난해 12월 허 전 시장을 지지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결과적으로 '독'이 된 셈이다. 문 의원은 복당 이후 지역 조직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고, 불출마 한 달 뒤에는 이를 번복하고 인천 남동을로 지역을 옮겨버렸다. 증폭된 '낙하산'에 대한 반감은 지역 출신인 김 고문을 지지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된다.

허 전 시장의 앞으로 행보는 '안갯속'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에 내각 차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 허 전 시장은 "지금 아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의 계획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