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선 野재편때 일정역할 관측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이 17일 야권연대를 성사시키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20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했다. 천정배 공동대표의 '회군'으로 진퇴양난에 빠지자 '불출마'라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저는 작금의 정치상황에서 집권세력의 압승이 불러올 끔찍한 상황을 막아내고, 동시에 우리 당이 수도권에서도 의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당 차원의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데에 스스로 책임을 물어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함께 야권연대를 주장했던 천 대표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당무에 복귀하면서 사실상 야권연대에 대한 동력이 상실됨에 따라 김 의원의 당내 입지도 좁아지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안 대표를 압박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천 대표까지 자신의 주장을 접으면서 '야권연대'라는 정치적 명분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전혜숙 전 의원이 더민주 후보로 확정돼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선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그가 또다시 탈당을 결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그는 '야권연대'라는 정치적 명분을 살리면서 안 대표와 천 대표를 압박하고, 총선 이후 정치적 재기까지 고려해 불출마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총선 과정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것이며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이후 야권이 또 한 차례 지형 재편을 겪을 경우 김 의원이 야권의 재구성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