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 시·군 도내 면적의 21% 차지
- 밀양 6명에 창녕·의령·함안 6명
- 친이계 현역에 친박계 후보 맞서

- 의령·함안 선거구 획정 반발 민심
- 후보 단일화 여부 예선·본선 변수

4·13총선 경남 밀양·창녕·의령·함안 선거구 예비후보들의 새누리당 공천 경쟁률은 무려 12 대 1. 경남지역 최고인 데다 전국 평균 공천 경쟁률 3.34 대 1의 4배에 가깝다. 워낙 경쟁률이 높다 보니 공천 후유증은 물론이고 지역 간 반목과 대립을 하는 소지역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12명을 지역별로 보면 밀양 6명, 창녕 1명, 의령 2명, 함안 3명이다.

공천 경쟁 구도는 크게 두 가지. 먼저 3선을 노리는 '친이명박계'인 현역 조해진 의원과 친박근혜계 인물들 간 대결이다. 밀양지역을 중심으로 김형진 전 박근혜 대표 특별보좌관, 류진하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박상웅 새누리당 중앙위 외교통상분과위원장, 엄용수 전 밀양시장, 이창연 전 박근혜 대통령 후보 공보팀장이 저마다 친박임을 내세우며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또 다른 구도는 의령·함안지역 예비후보들의 단일화를 통한 공천 경쟁이다. 의령·함안지역 5명의 공천 신청자 중 이호영 예비후보가 가장 먼저 후보 단일화 카드를 내밀었다. 밀양·창녕과 의령·함안 간 지역 대결로 공천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양상이 소지역주의라는 지적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구 획정은 지역 대표성 약화와 지역 불균형 심화 등 여러 문제점을 낳았다. 인구수 등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유일한 방안은 후보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아직 의령·함안지역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 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공천에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유권자 수를 비교하면 밀양·창녕 선거인 수는 지난 19대 총선 기준으로 14만4484명으로, 함안·의령(8만259명)보다 훨씬 많다. 이 때문에 의령·함안지역 예비후보의 단일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함안·의령지역 정계는 선거구 획정에 반발해 일찌감치 투표권 거부를 천명하는 등 배수의 진을 쳤다. 공천은 물론 본선에서도 의령·함안의 민심이 향배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선거구 전체가 요동치고 있지만 예비후보들의 지지 세력 늘리기는 더디기만 하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진 탓도 있으나, 워낙 선거구가 넓기 때문이다. 선거구인 4개 시·군의 전체 면적은 2230㎢. 경남 전체 면적의 21%를 차지하고, 부산 769㎢의 3배 가까운 면적이다. 이들 4개 시·군의 읍·면·동만 53곳, 흩어져 있는 마을(행정동)은 모두 1094곳이다.

한 예비후보자는 "현 선거구 체제에서 주민의 호응을 얻어낼 정책·공약 경쟁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중앙당 공천에만 목을 맨다는 지적도 있지만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