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의원의 입당에 반발하는 새누리당 부산 사하을 당직자들이 14일 서울 중앙당을 항의 방문해 4·13총선에서 '당원 30% ＋ 국민 70%' 경선 방식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며 삭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이호열도 다양한 대응 방안 고심
- 일부 당직자는 삭발 시위 감행도

조경태 의원의 입당과 출마 탓에 불거진 4·13총선 새누리당 부산 사하을 공천 갈등(본지 지난 12일 자 5면 등 보도)이 당내 경쟁 예비후보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 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조 의원을 '배려'해 100% 여론조사 경선을 강행한다면 사하을은 물론 서부산권에서의 여권 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사하을 예비후보인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14일 중앙당을 항의 방문해 "지도부가 사하을 경선을 '당원 30% ＋ 국민 70%'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결정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불공정 경선에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고 선언했던 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교수도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당심이 반영되지 않는) 100% 여론조사 경선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사하을 예비후보인 이 교수는 "지금은 탈당 등 극단적 방법을 생각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만약 경선이 100% 여론조사로 치러진다면 여러 가지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조 의원과 기존 예비후보들 간 대립이 극에 달해 총선에서 사하을의 여권 분열도 예상된다. 서부산권에서 상대적 강점을 보이는 더민주는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태세여서 인접 선거구인 사하갑 등지로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하갑 역시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출마로 여당 내부 잡음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조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온 지역 당협도 행동에 나섰다. 새누리당 사하을 당협 주요 당직자 45명은 이날 중앙당을 찾아 "조 의원의 입당은 당원과 주민 정서를 무시한 채 이뤄졌다"며 "경선마저 당원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중앙당이 정당정치 실종을 주도하는 것이다. 사하을 당원들은 새누리당에 당적을 둬야 할 명분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일부 당직자는 삭발까지 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