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대북·안보외교 정책 기조를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겨냥한 고강도 압박과 제재로 전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둔다'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왔으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대북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과 관련, "우리 국민의 안전 귀환을 위해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철수와 대북제재 문제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개성공단 철수 및 단전·단수 등과 관련한 북한의 움직임을 점검하면서 대책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남북교류협력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의 전면 가동 중단, 미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협의 착수 등 고강도 대북압박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견인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대북 강경조치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지형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로 바뀌는 양상을 보인다.

박 대통령은 신냉전구도로의 회귀나 햇볕정책의 흔적 지우기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대북압박정책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이 대북·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 북핵 해결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핵·미사일 개발은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것인 만큼 이를 위한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며 "돈이 없으면 북한은 핵 개발을 못 한다. 햇볕정책 이후 지속된 북한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어내고 핵 문제에 있어서 끝장을 보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