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

- 판문점 연락통로도 폐쇄

- 초강경 조치 남북 일촉즉발

- 통일부 "안전 귀환에 최선"

개성공단 인원과 물자 철수가 시작된 11일 북한이 남측 인원의 추방과 자산 동결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 결정에 북측이 공단 폐쇄라는 초강경 조치로 응수하면서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1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모든 남측 인원을 2016년 2월 11일 17시(우리시간 오후 5시30분)까지 전원 추방한다"면서 "남측 인원 추방과 동시에 북남 사이의 군통신과 판문점 련락통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또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설비 물자 제품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전면 동결한다"면서 "추방되는 인원들은 사품 외에 다른 물건들은 일체 가지고 나갈 수 없으며 동결된 설비 물자 제품들은 개성시인민위원회가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아울러 "11일 10시(우리시간 오전 10시30분)부터 개성공업지구와 인접한 군사분계선을 전면봉쇄하고 북남관리구역 서해선 육로를 차단하며 개성공업지구를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측의 개성공단 운영 중단 결정에 대해 "북남관계의 마지막 명줄을 끊어놓는 파탄선언이고 역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에 대한 전면 부정이며 조선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의 최극단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괴뢰들이 그따위 푼돈이 우리의 위력한 핵무기 개발과 위성 발사에 들어간 것처럼 떠드는 것은 초보적인 셈세기도 할 줄 모르는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머저리' '얼간망둥이' '대결악녀' 등의 막말을 총동원해 박근혜 대통령과 남한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공단 내 남측 인원과 자재, 장비의 철수를 시작한 입주기업들은 북측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전 넘어온 인원 외에 남측 기업 직원들은 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이나 원자재 설비 등을 반출하지 못하고 맨몸으로 추방되게 됐다. 공단에서 철수 작업을 하던 일부 남측 근로자는 북한의 이 같은 발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황급히 빠져나왔다.

한 입주기업 임원은 북한의 폐쇄 통보에 대해 "당장 연락받으니 멘붕 상태"라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원자재와 제품 등을 다 놓고 와야 하는 것인데 다 못 쓰게 되는 것"이라고 애를 태웠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132명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 물품 반입을 위한 화물차량도 1사 1대 기준으로 들어갔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은 이날 오전 공단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북측의 조치에 대해 "정부는 우리 측 인원이 안전하게 귀환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개성공단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함에 따라 이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커지게 됐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주변에서 국지전을 벌이거나 기습적인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