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7일 사드 배치에 대해 공식적인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하면 중국과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20일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방어 태세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27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공동회견에서 "우리의 국민과 동맹, 그리고 친구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모두 사드 배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이라면서 '검토'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반면 중국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유관국가(한국)가 관련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반응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지난 26일 사설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의 안전이익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노골적인 반대를 표시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논의 과정에서 사드 카드로 중국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중국의 설득을 이끌어내는 데 사드 카드가 유효할지는 불투명하다.

남중국해에서 미일의 대중국 포위 등 동북아 안보구도를 염두에 둔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히려 사드 카드를 섣불리 흔들었다가 냉전적 틀인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도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사드 배치 후보지로는 대구와 경북 칠곡, 원주, 기장, 평택 등이 거론돼 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 사드 배치 후보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사드 2개 포대를 배치하면 비용은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노성 기자